[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중동·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인 'IDEX 2025'에 참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주요 기업들이 이번 전시회에 출품해 K-방산의 첨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IDEX는 1993년에 시작되어 올해 65개국에서 1350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중동 시장에서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공동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L-SAM)을 해외 방산 전시회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L-SAM은 적국의 미사일을 고도에서 요격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방어 범위는 수천㎢에 달한다. 이 시스템은 유도탄, 발사대, 발사관, 다기능 레이다(MFR)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LIG넥스원은 이를 통합 운영할 통제소를 개발하고 있다.
L-SAM의 유도탄은 단계별로 추진력을 조절할 수 있는 '다중 펄스 추진기관'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공기가 희박한 고고도에서도 정밀한 자세 제어가 가능한 '위치자세제어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L-SAM이 다양한 고도에서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한화는 K9 자주포와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도 전시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국산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타이곤 TD(Tank Destroyer) 모델은 8륜형으로 개조되어 천검을 탑재한 형태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의 방산 기술이 중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저고도에서 고고도까지 아우르는 다층 방어 통합 솔루션인 'K-대공망'을 새롭게 소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 맞춤형 수주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중거리·중고도 요격체계인 천궁II와 장사정포요격체계 LAMD를 소개하며, 중동 국가들의 대공 역량 강화를 지원할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릴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이미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K-방산의 지평을 넓히고, 수출 국가와의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와 LIG넥스원은 무인 수상정(USV)과 유무인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유도무기, 미래 병사용 스마트 무장 등 다양한 솔루션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방위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안보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최첨단 기술 기반의 다층 방공 솔루션과 국산 엔진을 탑재한 K9 자주포 등 중동 시장에 맞춘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평화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K-방산 기업들이 IDEX 2025에서 선보일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들은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 국가들은 한국의 방산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방산업계의 수출을 이끌어갈 핵심 무기와 솔루션을 소개하는 중요한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2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빅4는 전년 대비 114%의 영업이익 증가를 달성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2조 원을 초과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수출액은 4조 4000억 원에 달해 내수를 처음으로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K9 자주포, K2 전차,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국 방산의 주요 제품들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천무를 성공적으로 납품했다. 방산 업계는 올해에도 K-방산의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폴란드와 이집트를 포함한 여러 신규 국가와의 계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K-방산의 급성장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방산업체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방산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K-방산이 세계 방산 시장에서 얼마나 더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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