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골프 라운드를 진행했다. 이번 만남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계획과 통상 관련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중요한 자리로 해석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 대회로,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함께하는 형식이다. 정 회장은 후원사 대표로 참석했으며,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딸 카이 트럼프, 그리고 PGA 스타 로리 매킬로이와 함께 팀을 이뤘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라운드는 9홀만 진행된 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클럽하우스에서 두 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통해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투자 계획, 특히 11조 원을 투입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 공장과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 계획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연구개발(R&D) 및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지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또한 최근 모하비주행시험장의 20주년 기념식에서 "도전을 기회로, 좌절을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사명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혁신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AI, 로봇공학, 전동화, 수소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개발이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트럼프 2.0 시대'의 실세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친구인 J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추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인선에도 깊이 관여한 바 있어, 정 회장과의 만남은 현대차그룹에게 통상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부터 미국에 총 205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자해왔으며, 현재 미국 내에서 57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의 만남은 단순한 친목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략과 통상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됐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미국 시장에서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한편 정의선 회장 외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정 회장은 지난해 네 번째로 그와의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 회장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 재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만남에서 정용진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도 대면할 가능성으로 주목 받은 바 있으며, 미국 대선 이후 국내 기업인으로서는 첫 번째 회동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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