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채 발견된 고구려 장수의 갑옷…확 바뀐 선사고대관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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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채 발견된 고구려 장수의 갑옷…확 바뀐 선사고대관 가볼까

이데일리 2025-02-14 12: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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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빙하기와 간빙기가 번갈아 찾아왔던 구석기 시대인들의 일상부터 고대 동북아시아의 강국으로 군림한 고구려인들의 삶까지. 인류가 쌓아온 기나긴 역사와 흔적을 다시 만난다.

경기도 연천 무등리에서 발견된 고구려의 비늘 갑옷(사진=김현식 기자)


개편을 마친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사진=뉴스1)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추진한 선사고대관 새 단장을 마쳤다.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를 명제로 개편을 진행해 인류가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4일 진행한 언론공개회에서 “이번 개편의 특징은 왕과 국가가 아닌 삶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사와 고대를 확실히 구분한 점과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소외됐던 민족과 국가까지 조명했다는 점 또한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선사고대관은 △도입부 △구석기실 △신석기실 △청동기실 △고조선·부여·삼한실 △고구려실 등으로 구성했다. 전시 면적은 1613.38㎡(약 489평) 규모이며 총 1156건, 1807점의 유물을 접할 수 있다.

개편 전시의 핵심은 연출 기법의 고도화다. 전시품 관련 영상과 그래픽을 대폭 확충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인류의 시도, 도구를 사용했던 맥락과 기능, 새로운 도구가 가져온 삶의 변화상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은 선사고대관의 △도입부다. 지구 탄생부터 고인류의 등장, 불과 도구의 사용, 협동 사냥과 생존에 이르는 과정을 압축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통해 인류가 남긴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된다는 깨닫게 한다.

개편을 마친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사진=뉴스1)


선사 영역 전시 시작점은 △구석기실이다. 주된 전시품은 돌을 깨어 만든 뗀석기. 전시품 구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기별 뗀석기 제작 방법 등 다양한 영상 자료를 활용했다.

△신석기실에서는 빙하기가 끝나고 따뜻해진 환경에서 적응하며 한층 다양해진 삶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변화하는 삶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신석기 움집의 삼차원 재현 연출, 동삼동 패총 투사 영상, 가덕도 무덤 연출 등을 마련했다.

△청동기실은 최초의 금속인 청동으로 도구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마을과 집단이 커져가는 사회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청동기의 제작 및 농경문 청동기 관련 영상, 숲과 동물을 표현한 삼차원 재현 연출, 부여 송국리 무덤 진열장 등을 마련해 청동기시대 사회 모습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고대 영역 전시는 △고조선·부여·삼한실부터 시작한다. 청동기시대 사회 변화를 바탕으로 국가가 출현하며 나라별 문화가 다양해진 시기다. 비파형 동검을 비롯한 정교하고 세밀한 청동 전시품들로 공간을 꾸몄다. 고조선 멸망 전후 등장한 부여, 옥저, 동예와 낙랑 문화를 소개하고, 삼한(마한·진한·변한)이 고대 국가로 발전하여 가는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개편을 마친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사진=뉴스1)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사진=뉴스1)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공간은 △고구려실이다. 기존보다 1.7배 커진 공간에서 고구려의 역사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신규 전시품도 대폭 늘렸다.

고구려 남진의 요새였던 경기도 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된 고구려 장수의 비늘 갑옷이 대표적인 신규 전시품이다. 삼국 간의 전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갑옷은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든 방어 시설인 보루의 문 옆에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간다.

청주 학평리 비파형 동검(사진=국립중앙박물관)


동삼동 패총 투사 영상(사진=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 배움 공간(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핵심 전시품인 무덤 벽화 모사도는 특화 전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보는 재미를 높였으며, 디지털 실감 영상관과도 연계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월 처음 선보인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디지털 복원본)을 상설전시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했다.

시대별 주요 전시품은 촉각 전시품으로 제작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했고, 어린이 관람객이 전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하’라는 이름을 붙인 배움 공간도 선사 영역과 고대 영역에 각각 2곳씩 마련했다.

김재홍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지향 목표인 ‘모두를 위한 박물관’에 맞춰 개편을 추진하며 역사 교과서를 뛰어넘는 전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개편을 완료한 선사고대관은 15일부터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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