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5일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 등 2금융권 협회·기업 관계자들을 소집해 가계부채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11일 관계기관,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국내 주요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한 지 나흘 만이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을 별도로 부르는 것은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2금융권으로 몰리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달 비은행권에서만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회의에는 새마을금고,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개별 금융사도 참석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기업들과 함께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권이 내준 가계대출은 지난 8월 3000억원가량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약 4000억원 불어났다.
업권별로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압박하는 데 더해 금융당국 자체적으로도 규제 강화를 위한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국은 최근 은행들에 전세·정책대출에 대한 DSR 산출을 수도권·비수도권, 소득수준별로 정교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신규로 취급하는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내부관리용 DSR을 산출하도록 조치했는데, 이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전세·정책대출에 대한 DSR 적용 시 지역이나 소득수준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할 때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시장금리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내림세를 보인 데 더해 기준금리도 내리막을 타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을 중심으로 규제 강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내리는데 대출금리는 그대로면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소비자 불만이 쌓이고 엇박자 정책에 대한 비판이 강해질 것”이라며 “추후 대출금리가 내리더라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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