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가격 결정에 끼어든 공정위 "시장경제 무시" 기업들 혼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분석]가격 결정에 끼어든 공정위 "시장경제 무시" 기업들 혼란

이데일리 2026-11-09 04:59:03 신고

3줄요약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5년 만에 시장지배적 사업자(독과점 사업자)의 가격남용 규율을 정비하면서 적용 대상과 기준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기업이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거나 해외에서 전략적으로 저렴하게 파는 행위까지 규제받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정위는 독과점 사업자에 한해 엄격한 요건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후적인 시장 획정과 모호한 판단 기준으로 집행 과정의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연합뉴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01년 이후 개정이 없었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기준을 변화한 산업 환경에 맞춰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핵심은 가격 남용행위 규율 확대다. 현행법은 독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결정·유지·변경을 금지하지만, 시행령에는 부당한 ‘변경’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만 있었다. 개정안은 부당한 가격 ‘결정’과 ‘유지’ 행위의 기준을 추가하고, 가격 변동의 위법성 판단 요건도 ‘현저성’에서 ‘상당성’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급에 필요한 비용보다, 그리고 다른 시장의 동일·유사 상품 통상 가격보다 모두 상당히 높게 가격을 책정하거나, 비용이 하락해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행위 등이 규율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같은 상품·서비스를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기업들은 정상적인 가격 결정까지 제약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출 전략상 해외 판매가를 낮추거나 재고·환율 변수로 가격 인하 시점을 조정하는 경영 판단까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규제는 모든 기업이 아닌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만 적용된다. 현행법은 단일 기업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 합산 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 등을 독과점 사업자로 추정한다. 일반 기업이 해외보다 국내 가격을 높게 책정하더라도 독과점 사업자가 아니라면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다만, 어떤 시장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따질지는 사건마다 공정위가 정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남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격의 부당한 결정은 공급에 필요한 비용과 다른 시장·유사 상품의 통상적 가격보다 모두 상당히 높아야 하는 동시 충족 요건으로 엄격히 설계했고, 법원 기준에 맞춰 집행할 것”이라며 “기존 재고를 소진 중이거나 시세 하락을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사정 등도 정당한 이유나 상당성 판단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행 단계의 불확실성은 과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나 플랫폼은 서비스 경계가 불분명해 관련 시장 획정부터 쉽지 않다. 다른 시장의 통상적인 가격과 상당한 수준 역시 국가별 세금·물류비·시장 규모 차이 등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경쟁당국의 가격 개입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과거에도 공정위가 가격남용 규율 확대를 추진했으나 제도화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전직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그간 법에 가격 남용 규정이 있어도 실제 규율하지 않았던 것은 당국이 가격 결정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데 따른 시장 왜곡을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