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비트코인 모형과 금빛 동전, 서류가 놓인 사무실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미국 재무부가 금요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기반을 둔 환전·자금서비스 업체 8곳을 제재했다. 이란 정권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금융 제재 회피를 도왔다는 이유다. 재무부는 일부 업체가 이란 리알 등 통화를 가상자산으로 바꿔 범죄수익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가상자산 거래소 MEXC Global을 겨냥한 별도 명령도 내놨다.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작전의 새 표적은 캐나다
조치는 재무부가 ‘오퍼레이션 이코노믹 아웃캐스트(Operation Economic Outcast)’라고 부르는 제재 캠페인의 일부다.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지정을 맡았고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캐나다 금융정보기관 FINTRAC,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협조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 작전은 8월에 시작됐다. 이란과 혁명수비대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겠다는 목표 아래 이란의 가상자산 활용까지 겨냥한다.
재무부가 공개한 제재 대상은 Diverse Trade Inc.(영업명 Million Exchange), 1380079 BC Limited(영업명 Amin Exchange), Top PC Technician Inc., NIA Nations Currency Ltd., 2397639 Ontario Ltd.(영업명 Farah Exchange), CCC Inc., B Galaxy Inc.(영업명 Cryptoyal), Darvish Exchange 등이다. 대부분 온타리오주에 있고 NIA Nations Currency와 Amin Exchange의 법인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소재다. 재무부는 일부 업체가 탐지를 피하려고 상호와 주소를 바꿨고, 캐나다와 국제 언론이 제재 회피 위험을 보도한 뒤에도 영업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캐나다는 이란 정권과 그 대리 세력에 제재 회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불법 금융 조력자의 안식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이란 정권의 금융 경로를 추적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도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있다.
정장을 입은 사람이 책상 위 서류의 항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이란 거래소·혁명수비대 연계 주소와 직접 거래
재무부에 따르면 상당수 업체는 제재 대상인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가상자산 주소와 거래했다. 이번 지정은 이란 내부 거래소에 집중하던 재무부의 가상자산 압박이 캐나다 업체로 넓어졌다는 의미를 갖는다. 재무부는 캐나다에서 수백 곳의 자금서비스 업체가 이란으로, 또 이란에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체별 혐의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Million Exchange와 연결된 주소는 혁명수비대 또는 테러 연계 주소로 수십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냈다는 것이다. NIA Nations Currency는 혁명수비대 연계 주소는 물론 제재 대상인 이란 거래소 노비텍스·월렉스·람지넥스·빗핀과 거래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Farah Exchange와 Darvish Exchange는 Shelbit, Wallex 등과 거래한 것으로 지목됐다.
영업 방식도 문제가 됐다. 재무부에 따르면 Darvish는 비트코인을 이란 리알로 바꿔 주는 서비스를 홍보했다. B Galaxy는 이란 통화를 받고 무제한의 디지털 자산을 내주겠다고 광고했다. 앞서 OFAC는 6월 2일 노비텍스·월렉스·빗핀·람지넥스를, 8월 7일 Aban Tether Exchange와 Shelbit을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이번에 지목된 일부 캐나다 업체는 그 거래소들의 거래 상대였던 셈이다.
마약 조직 수장 의혹 라이언 웨딩 자금세탁에도 동원
재무부는 일부 업체가 캐나다 출신 전 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라이언 웨딩의 자금세탁에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웨딩은 이미 OFAC 제재 대상에 오른 마약 밀매 혐의자다. 재무부는 그가 밴쿠버와 토론토 일대 환전업체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마약 수익을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CBC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 중 3곳이 웨딩의 자금 은닉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수법은 현금 운반책이 뭉칫돈을 업체에 전달하면 업체가 이를 디지털 자산으로 바꿔 해외로 보내는 방식이었다. 재무부는 Amin Exchange가 토론토·밴쿠버·몬트리올 지점에서 수백만 달러의 마약 수익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Farah Exchange는 웨딩과 연관된 주소로 수백만 달러 상당의 디지털 자산을 보낸 것으로 지목됐다. 웨딩은 2026년 1월 체포됐고, 그 전까지 지정된 업체 여러 곳과 거래했다고 한다. CBC는 웨딩의 변호인에게 입장을 문의했다고 전했다.
MEXC Global 차단과 제재 확대…법적 부담은 거래 상대에게도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가 같은 날 내놓은 명령은 미국 금융기관이 세이셸 법인인 MEXC Global과 관련된 자금 이체를 처리하지 못하게 막는다.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는 MEXC Global이 이란·북한·러시아와 연계된 불법 거래를 최소 160억 달러(약 21조 7,000억 원, 1달러 1,355원 기준) 규모로 도왔고 다른 제재 대상과의 거래도 중개했다고 밝혔다. 이란 관련 우회 거래가 캐나다 환전소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를 거치는 구조로 이뤄졌다는 인식이 깔린 조치다.
이번 지정은 이란의 디지털 자산 부문을 겨냥한 행정명령 13902호에 근거한다. 미국 내 또는 미국인이 관리하는 지정 업체의 모든 자산은 동결되고 OFAC에 보고해야 한다. 지정된 사람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법인도 같은 대상이 된다. 미국인은 원칙적으로 이들과 거래할 수 없고 위반하면 고의성과 무관하게 민·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 미국인이 아닌 개인과 금융기관도 이들과 거래하면 제재 위험에 놓인다.
FINTRAC은 재무부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와 협력해 자금서비스 업체 제재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해외 금융정보기관과 정기적으로 협력해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제재 회피에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수요일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과 항공사 제재 회피를 도운 인도·튀르키예 네트워크를 제재했다. 인도 찬디가르에 거주하는 수니엘 쿠마르 샤르마와 부인 자스프리트 프리티 샤히드가 이 네트워크를 운영한다는 것이 재무부의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주 이 캠페인이 이란 리알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밀어내고 물가 상승률을 약 90%까지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8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국가에 대한 2차 제재 범위를 넓혔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테헤란이 홀로 설 때까지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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