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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로 시작된 엑소(EXO)의 이야기는 어느덧 'Crown'에 닿았다. 찬란했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왕관을 쓰기까지 걸어온 모든 시간이 무대 위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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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KSPO DOME에서는 엑소의 여섯 번째 단독 콘서트 투어의 앙코르 공연 'EXO PLANET #6 - EXhOrizon [dot] -'(엑소 플래닛 #6 - 엑소라이즌 [닷])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4월 첫 포문을 연 'EXhOrizon'은 엑소(EXO)와 호라이즌(Horizon)을 결합한 공연명으로, 엑소와 엑소엘(EXO-L)이 하나가 될 때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투어의 마침표를 찍는 이번 앙코르 공연은 3회차 모두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되며 약 3만 3천 관객을 동원했다.
은빛 왕관이 황금빛으로 물들던 순간, 엑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23m에 달하는 초대형 링 LED와 트러스 조명이 어우러진 무대 위에서 엑소는 'Crown'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엑소만의 대체불가 아우라가 돋보이는 'Monster', 그리고 돌출 무대의 계단 리프트와 키네시스 조명을 활용해 규모감 있는 연출을 완성한 'Suffocate'까지. 엑소 특유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SMP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을 오프닝 섹션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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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One!" 변함없는 엑소의 인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디오는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을 마지막으로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모아온 것을 불사 지르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카이 역시 "마지막 날인 만큼, 오늘 한 번 불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달릴 준비되셨나요? 가봅시다"라고 팬들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강렬했던 오프닝과 달리 이어진 무대에서는 한층 성숙해진 엑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Moonlight Shadow', '24/7', 'Gravity'에 이어 기존 투어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Sweet Lies'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Sweet Lies'는 커튼으로 덮인 LED 속 일렁이는 실루엣과 무대 위 포그(Fog)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지난 공연에서 절제된 섹시미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Crazy' 역시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찬열은 "오늘 처음 보는 무대들이 굉장히 많았죠?"라며 "'Suffocate'는 무대를 준비할 때부터 엑소엘이 굉장히 좋아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원 공연에 'Crazy'가 있다면, '닷'에는 'Suffocate'라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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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무대들은 엑소가 왕관을 쓰기까지 걸어온 시간을 되짚는 여정이었다. 'PLAYBOY'(2015), 'Artificial Love'(2016), '전야'(2017), 'Love Shot'(2018)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엑소의 음악적 색깔을 조명했다. 이어 'Tempo', 'Lotto', 'Ko Ko Bop', 'CALL ME BABY'까지 타이틀곡 메들리가 펼쳐졌다. 전주만으로도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히트곡들이 연달아 등장, K-팝의 한 시대를 장식한 엑소의 저력을 실감했다.
공연장의 열기가 절정에 달한 순간은 엑소 콘서트의 또 다른 묘미인 '클럽 타임'이었다. 'Lucky One' 무대를 앞두고 멤버들은 객석의 팬들을 모두 일으켜 세웠다. 특히 플로어 좌석을 감싸듯 구성된 돌출 무대는 스탠딩 구역은 물론 좌석에 자리한 팬들과도 가까이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Power', 'Don't Fight the Feeling', 'RUN'으로 이어진 EDM 메들리에 공연장은 거대한 클럽으로 변신했다.
그중에서도 'RUN'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객석 곳곳을 뛰어다니며 무대를 마친 멤버들에게 팬들은 "한 번 더"를 외쳤다. 멤버들은 "이거 한 번 더 하면 다음 무대 못해요"라면서도 팬들의 요청에 다시 한번 무대를 반복했다. 그러나 팬들의 성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결국 세 번이나 'RUN'을 선보인 뒤 찬열은 "이제 안 돼요. 진짜 안 돼요"라며 무대에 드러누웠다. 지친 멤버들은 잠시 쉴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팬들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디오는 세트리스트에서는 빠졌지만 듣고 싶은 곡이 있다며 '나비소녀'를 부르기 시작했고, 팬들은 아름다운 화음으로 떼창을 완성했다. 이어 '불공평해'까지 함께 부르며 무대 위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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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열기가 가라앉자 공연장에는 따뜻한 추억이 내려앉았다. 디오는 "다 같이 추억 속으로 떠나보실까요?"라고 다음 섹션을 소개했고, 'Sing For You', 'For Life', 'Universe', '첫눈'까지 엑소의 겨울 스페셜 앨범을 대표하는 곡들이 울려 퍼졌다. 특히 매년 겨울이면 다시금 사랑받는 '첫눈'에서는 멤버들과 팬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졌다.
따뜻한 온기는 정규 8집 수록곡 'I'm Home'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무대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연출이 돋보였다. 서로 다른 공간을 배경으로 각자의 길을 걷던 멤버들은 이어진 'Flatline'에서 마침내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서로 다른 시간을 지나왔지만 결국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엑소의 모습이 무대 위에 그려졌다.
이러한 서사는 이어진 VCR에서도 계속됐다. 같은 차에 몸을 싣고 지난 시간을 되짚은 엑소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자신들의 시작점이었다. 데뷔에 앞서 발표했던 프롤로그 싱글 'History'가 울려 퍼진 것. 왕관을 쓴 지금의 엑소가 그 왕관을 쓰기까지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특히 찬열은 기존 가사 속 '엑소엠'을 '엑소엘'로 바꿔 부르며 팬들과 함께 완성한 역사의 의미를 더했다.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교복 스타일의 착장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어 'Love Me Right', '으르렁'까지 엑소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들이 펼쳐졌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엑소만의 매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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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무대에서는 앞선 무대들과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자신들의 캐릭터 인형을 형상화한 깜찍한 착장으로 등장한 엑소는 'Paradise'와 'Tender Love'를 열창했다. 다만 디오는 "이 캐릭터를 만든 것을 후회하고 있어요. 내가 입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호소(?) 하면서도 팬들의 요청에 모자를 쓰는 등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멤버들은 공연을 마치는 아쉬움과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찬열은 "여러분 얼굴을 보면서, 멤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무대를 하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깊게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디오와 카이 역시 팬들과 함께한 시간에서 행복과 에너지를 얻었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세훈은 "공연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지분을 나누면 뒤에서 고생해 주는 스태프분들 30, 엑소 30, 그리고 여러분이 40이다"라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카이와 세훈의 유닛 활동을 깜짝 스포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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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는 스태프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멤버들을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그는 "쉽지 않았죠. '엑소라이즌' 준비도, 새 앨범 준비도 쉽지 않았는데 서로 잘 믿고, 의지하고, 잘 따라와 준 우리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고생했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라며 멤버들을 한 명씩 다독였다.
특히 수호는 이날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RUN' 무대를 꼽았다. 그는 "이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뛸 때는 이 공연장에 엑소엘 여러분과 우리만 존재하는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해요"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로를 사랑해 주고, 위하는 좋은 관계가 되길 바란다. 저희 엑소는 가능한 한 빠르게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돌아오겠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 곡은 '피터팬'이었다. 수호는 "이제 여러분께서 집에 가시고, 또 언제, 어디서나 어떤 공간에 있든, 어느 순간으로 가든 저희 엑소가 영원한 '피터팬'이 되겠다는 의미로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곡을 소개했다. 엑소는 마지막까지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팬들과 눈을 맞췄고,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History'로 시작해 'Crown'을 쓰기까지, 엑소가 걸어온 모든 시간에는 언제나 엑소엘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왕관을 쓰고 나아가는 엑소의 'History'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 하나영 객원기자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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