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팬부터 유소년 선수까지, 한마음으로 응원한 대구·경북 시도민들
함성 가득 '라팍'은 축제장…집·식당·영화관서도 열띤 응원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12년간 울고 웃으며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벅찹니다. 오늘은 밤새 잠을 못 이룰 것 같습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8일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우승하자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장에서 우승 순간을 직접 관람하거나 집이나 영화관 등에 모여서 응원전을 펼친 팬들은 승리의 기쁨을 표출했고, '삼성 왕조'의 부활이 시작됐다는 기대감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은 '왕조 시절'로 꼽히는 2011∼2014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 1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시대를 접고 2016년 삼성라이온즈파크로 홈구장을 옮겨온 이후로는 처음이다.
우승 현장을 직관한 대구 시민 김민호(35) 씨는 "삼성이 우승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 감정이 벅차오른다"며 "2014년 이후 오래 기다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응원한 보답을 받은 느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 씨는 "라팍에 자주 경기를 보러 왔었지만, 오늘 분위기는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다들 울고, 뛰고, 응원가를 부르고, 사진을 찍으며 축제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경기장에서 응원전을 펼친 윤영하(31·여) 씨도 "부상선수도 많고 힘든 일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준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최강삼성 바모스(Vamos)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도 팬들 전부 자리를 뜨지 않고 목이 터져라 최강삼성을 외쳤다. 그야말로 라팍 전체가 열기로 가득찼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35년째 삼성을 응원하고 있는 안현호(63) 씨는 "삼성 덕분에 울고 웃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며 "부상 선수들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발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눈물 나게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우승이 12년 만에 삼성왕조가 부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아마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할 거 같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주에서 TV중계를 보며 응원전을 펼친 허진석(50) 씨는 아내 임연심(47) 씨, 아들 허지원(14) 군과 함께 목이 터져라 '삼성'을 외쳤다.
허씨는 "5회 말 Kt에서 연달아 실책이 나오면서 우리 팀이 대량 득점할 때 온몸이 전율했"며 "특히 5회 말 강민호가 행운의 안타로 나갈 때 우승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 입문 4년 만에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왜 가을야구, 가을야구 하는지 알겠다"며 "승리의 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치킨, 맥주, 콜라로 축포를 쏘겠다"고 기뻐했다.
대구에서 야구 유소년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는 금성후(11) 군은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고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하는 순간 온몸이 짜릿했고 행복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특히 올 시즌 박승규 선수가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서 3루까지 뛰는 걸 보고 매우 인상이 깊었다"며 "나도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 홈경기 시즌권을 가진 강민지(32) 씨는 "선수들이 매경기 힘든 게 보이는데도 고참들이 버텨주니까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서 경기하더라"며 "나또한 온 마음을 다해 응원했고 우승하는 순간 감정이 벅차올랐다"고 기뻐했다.
이어 "동네 뒷산에 있는 사찰에 다녀오면 삼성이 그날 경기에서 이기는 징크스가 있어서 오늘 아침 일찍 절에 갔다 왔다"며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3년차 삼성 팬인 최혜진(31) 씨는 "선수단 타격감이 너무 좋아서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고 정말 행복하다"며 "특히 강민호 선수가 우승 반지를 받기를 간절히 바란 팬중 한 명이어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 팬카페인 '사자 사랑방'에는 "12년 만에 우승이라니", "엘도라도(응원가) 듣는데 눈물이 난다", "삼성 이기면 삼성전자 할인해주나요"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영화관, 카페, 식당, 집 등에서 응원전을 펼친 팬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실감이 안 난다", "지금이라도 라팍으로 가서 축제를 즐기자" 등의 글을 올리며 우승을 만끽했다.
psjpsj@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