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美 증시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최대 50%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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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美 증시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최대 50% 하락 우려

한스경제 2026-11-08 16:28:05 신고

다니엘라 애머데이(왼쪽), 다리오 애머데이 앤스로픽 창업자. 앤스로픽 제공
다니엘라 애머데이(왼쪽), 다리오 애머데이 앤스로픽 창업자. 앤스로픽 제공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당초 기대치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AI 관련 기술주가 급락한 데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미국 내 반대 여론까지 확산하면서 대형 AI 기업의 기업공개(IPO)에도 제동이 걸렸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적정 기업가치는 1조~1조5000억달러(약 1364조~2046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최근까지 시장에서 거론됐던 2조달러(약 2728조원)와 비교하면 최대 50% 줄어든 규모다.

미국 CNBC는 지난 6일 일부 투자자들이 1조5000억달러의 기업가치조차 부담스럽게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1조~1조2500억달러가 현실적인 수준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앤스로픽은 이달 추수감사절 이전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공모가격을 인하하거나 상장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AI 투자 열기 식자 2조달러 몸값도 흔들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하향 조정된 배경에는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확산한 투자심리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AI 산업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속도가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5일 하루에만 5% 넘게 하락하며 최근 19개월 사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금리 상승 우려와 중동 정세 불안도 기술주에 부담을 더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앤스로픽의 상장 기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앤스로픽이 이달 안에 상장할 확률은 일주일 전 90%에 육박했지만 지난 6일에는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AI 기업의 가치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 성장성을 앞세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업들도 상장 과정에서 수익성과 투자비 회수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받는 상황이다.

▲ 매출 12배 급증했지만···성장 둔화·적자 부담

앤스로픽의 실적 역시 상장 흥행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한 성장 속도가 둔화했고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도 확대됐다.

앤스로픽이 지난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7%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47% 늘었다.

다만 2분기 매출의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이 14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는 크게 떨어졌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앤스로픽은 3분기 5억67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9억7400만달러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단기 계약으로 확보한 고가의 컴퓨팅 자원과 비현금성 비용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도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연산 비용이 급증하면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확보와 비용 관리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 인프라 투자 약정 8954억달러···자금 조달 관건

앤스로픽이 부담해야 할 장기 인프라 지출 규모도 상당하다. 회사가 공개한 구매 약정과 임대 계약 등에 따른 총지출 약정은 8954억달러(약 122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98억달러는 지난해가 아닌 올해 9월 말부터 12개월 이내 지급해야 한다.

앤스로픽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956억달러를 확보했다. 단기 투자자산과 미사용 신용공여 한도를 포함한 유동성은 1466억달러 수준이다.

단기 유동성에는 여유가 있지만 장기간 이어질 AI 인프라 투자를 감당하려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특히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대규모 선투자가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되는 시점이 중요해졌다.

기업가치를 낮춰 상장하면 기존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평가액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기업가치를 고수하면 공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위험이 따른다.

▲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 확산···IPO 흥행도 불투명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반대 여론도 앤스로픽의 상장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개발과 관련된 지역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40건이 건설 제한을 지지하거나 개발 완화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결론 났다. 전력 사용량 증가와 전기요금 부담,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이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 주도권을 확보한 점도 변수다. 데이터센터 확충에 필요한 인허가와 에너지 정책을 둘러싸고 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은 AI 기업의 사업 확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컴퓨팅 자원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앤스로픽의 매출 증가율 둔화 역시 수요 감소와 인프라 공급 부족 가운데 어느 요인이 크게 작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앤스로픽은 다음 주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상장 설명회(로드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성장 둔화의 원인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향후 수익성 개선 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 골드버그 시포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앤스로픽의 상장 설명회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촉매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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