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쓰나미'에 무너진 코스피…'언더슈팅' 딛고 5000선 사수할까[주간증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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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쓰나미'에 무너진 코스피…'언더슈팅' 딛고 5000선 사수할까[주간증시전망]

이데일리 2026-11-08 09:09:16 신고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증시는 지난 한 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블루 쓰나미’ 쇼크로 유례없는 패닉셀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우려를 넘어 ‘AI 테마’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며, 코스피는 지난 6일 장중 5000선이 붕괴돼 4900선(4911.28)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400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월 6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안팎까지 진입한 ‘극단적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와 수급 기반이 곧바로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다음 주 예정된 미국 10월 물가지표와 주요 AI 인프라 기업의 실적 발표를 분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블루웨이브’에 AI 인프라 규제 공포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10월 30일) 종가 5730.74 대비 11.71%(671.05포인트) 급락한 5059.69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724.38에서 644.27로 11.06%(80.11포인트) 급락했다. 6일 종가는 지난 3월 31일(5052.46) 이후 7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이자,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9114.55) 대비 44.5% 급락한 수치다.

급락의 도화선은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였다. 국내외 증권가에선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불확실성 해소를 기다리던 자금이 돌아와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이러한 기대는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집중된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등 핵심 거점 주지사를 민주당이 대거 탈환하자, 프로젝트 지연 우려를 넘어 글로벌 AI 설비투자 전반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실제로 민주당 소속 지나 이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민 보호 장치가 갖춰질 때까지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진행 중인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 진영에서 잇따라 강경한 규제 메시지가 터져 나오며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민주당이 주지사를 차지한 5개 주(텍사스·조지아·오하이오·네바다·아이오와)에 몰린 착공·계획 데이터센터는 505개(142.5GW)로 미국 전체 착공·계획 전력(345.9GW)의 41.2%에 달한다.

여기에 오라클의 뉴멕시코 대규모 데이터센터 지연 소식과 네오클라우드 대표 주자인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급등 자금조달 경색 우려까지 더해졌다. 이 여파로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12.25% 폭락했다. 이는 2020년 3월 16일(-15.9%)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미장의 충격파는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6일 개장 3분 33초 만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장중 4911.28까지 주저앉아 9개월 만에 장중 5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6.35% 내린 18만 8700원에 마감하며 7개월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0.44% 급락한 113만 2000원에 마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통신(9.75%), IT서비스(7.70%), 제약(5.14%) 등의 업종으로 피난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등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담보 유지 비율 의무 3개월간 면제

정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커지며 증시가 연이틀 급락하자 신용융자 담보비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140%)를 면제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으로 인해 반대매매가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당국이 반대매매 유예 카드를 꺼낸 것은 2022년 7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는 기존 140%인 담보 의무를 증권사별로 자율적으로 조정하거나 반대매매 유예 기간을 자체적으로 부여할 수 있어 장 초반 쏟아져 나오는 기계적 매도 물량을 분산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2022년 7월 당시에도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한시 면제해 증시 변동성에 대응해 온 바 있다.

◇“과도한 공포에 따른 언더슈팅”

증권가에서는 이번 폭락을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정치적 권력 교체기 속 심리적 과민 반응에 따른 극단적 언더슈팅(과매도)’ 국면으로 진단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면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과 비용 상승 우려는 불가피하지만, 미·중 AI 패권 경쟁 구도상 연방 차원의 전면적인 건설 중단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3.77배로 4배를 밑돌며 역사적 최저점을 경신했고, 선행 PBR 1배(5330p) 수준을 밑도는 현 지수대는 중기 저점 형성 과정에서의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국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민주당 주지사들이 추진하는 조치는 인허가 재정비를 위한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이며, 빅테크 기업들도 이미 ‘납부자 보호 서약’ 등으로 전력망 확충 비용 분담에 선제 대응해 왔다”며 “오히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대중국 기술 견제 법안(AI OVERWATCH Act 등)이 강화되면서 동맹국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반사수혜와 공급망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거센 투매를 받아낼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재한 탓에 수급 공백에 따른 하락 변동성은 언제든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한 주간(11월 2~6일) 코스피 시장에서만 10조 4427억원어치를 쏟아내며 증시 폭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질 경우 지수의 추가 밀림 현상은 불가피하지만, 바닥권 진입 신호가 뚜렷한 만큼 공포에 휩쓸린 ‘투매 동참’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6월 고점 이후 41% 하락(11월 5일 종가 기준)한 상태로 IMF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2000년 닷컴버블(-52%)과 2008년 금융위기(-54%) 당시에도 고점 대비 50% 수준에서 하락이 멈췄다”며 “지난 6월 고점(9114p)을 기준으로 하면 추가 하락 폭은 10~15% 내외에 불과해 현시점에서의 투매 동참은 자제해야 한다”고 짚었다.

◇‘美 10월 CPI·코어위브 실적’ 촉각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시장의 분위기를 가를 주요 이벤트로 미국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꼽고 있다. 최근 회사채 금리와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AI 신용 우려를 촉발했던 만큼, 실적 발표를 통해 자금조달 여력과 설비투자 계획 유지가 확인된다면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어 10일 발표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일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핵심 변수다. 미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 지도부의 종전 압박으로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88~90달러선으로 내려앉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8%대로 하향 안정된 가운데 물가 둔화가 확인될 경우 긴축 경계감이 완화되면서 낙폭 과대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전개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수 반등의 핵심 열쇠는 외국인의 수급 복귀 여부다.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하는지가 지수 바닥과 추세 복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달 26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다음 주 공식 로드쇼에 돌입하는 앤트로픽(공모 규모 약 1000억 달러)의 글로벌 자금 재배분 영향과 12일 예정된 MSCI 정기 리뷰 및 국내 옵션만기일의 수급 변동성도 단기적으로 지수 향방을 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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