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추가 음주 배제 못해"…2심 "진술 번복 등 처벌 피하려 거짓말"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귀가해 술을 더 마셨다고 주장해 1심에서 처벌을 피했던 40대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판결이 뒤집혔다.
춘천지법 형사1-1부(이근영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준법 운전 강의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12월 원주 한 도로 약 4.5㎞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8%의 면허 정지(0.03% 이상∼0.08% 미만)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일로 법정에 선 A씨 측은 "소량의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귀가 후 집에서 맥주 한 캔을 더 마신 결과가 음주 측정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귀가 후 맥주를 추가로 마셨다는 피고인 주장을 배척하기 어렵고 이를 고려하면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현장 사진, 112 신고 내용 등 객관적 증거와 정황에 비춰볼 때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며 판결에 불복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A씨 차량이 비틀거리고 차선을 넘나든다는 112 신고 내용을 볼 때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뒤늦게 인정한 뒤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고 주장하는 등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꾼 점에도 주목했다.
또 A씨가 경찰관과 함께 집으로 가면서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집 앞에 도착해서도 문을 열지 않은 채 문자 작성을 이어간 점을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봤다.
이들 부부는 당시 문자메시지가 서로를 안심시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귀가 후 맥주를 마신 것처럼 꾸미도록 지시하는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더해 A씨 아내는 A씨가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맥주를 꺼내 컵에 따라줬다고 진술했지만, A씨는 아내에게 맥주를 꺼내달라고 부탁해 캔으로 마셨다고 진술하는 등 부부의 진술이 엇갈린 점도 유죄 심증의 무게 추를 더했다.
재판부는 음주 측정치에 시간당 알코올 분해량을 반영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한 결과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68%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09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 등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음주운전 발각 이후 처벌을 면하기 위해 행한 변명이나 행위들이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이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것으로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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