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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재정경제기획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예정처는 산기보의 내년도 주요 사업인 ‘특별인프라펀드 출자’와 ‘맞춤형 컨설팅’ 사업 재검토를 주문했다.
산기보는 정부 예산만으로 짓기 어려운 도로·철도·항만이나 학교·복합문화시설 등 공공 인프라를 민간 자본으로 건설·운영할 때 민간 사업자가 은행 등에서 자금을 원활히 빌릴 수 있도록 빚보증을 서주는 공적 기금이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근거해 1994년 설립된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440건의 사업에 46조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며 민자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본업인 신용보증을 넘어 최근 규모를 불리고 있는 지분 투자(출자) 사업이다. 산기보는 초기 자본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민자사업자의 자기자본 조달을 돕겠다며 지난해 1000억원, 올해 500억원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조성되는 특별인프라펀드에 2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3년간 누적 출자 규모만 3500억원에 달한다.
예정처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법률상 명시적 근거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은 과거 감사원과 국회 지적을 수용해 기금 설치 법률에 보증연계투자 조항을 신설한 뒤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산기보는 법 개정 없이 구속력 없는 행정계획인 기획예산처의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공고에만 기대어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리스크 집중과 유동성 악화다. 민자사업은 덩치가 큰 대신 연간 보증 건수가 평균 15건 안팎으로 적고 건당 평균 보증액이 1796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소수 사업에 거액의 보증이 몰리는 구조에서 지분까지 출자하면, 사업이 좌초될 때 보증금 대납과 투자금 손실이라는 이중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전남 친환경 농수축산물 유통센터’ 사업에서 기금 설립 이후 첫 대위변제가 발생해 18억 2000만원을 떠안았다. 더욱이 펀드 출자금은 투자 기간이 10~27년에 달해 위기 시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장기간 묶이게 된다.
또한 예정처는 내년 예산이 올해(4억 900만원)보다 513.9%(21억 200만원) 급증한 25억 1100만원으로 편성된 ‘맞춤형 컨설팅’ 사업에도 제동을 걸었다. 정부는 이 중 13억 400만원을 들여 내년에 ‘세종 민자사업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된 수요처가 지방자치단체인 상황에서 센터 신설을 위한 사전 수요 조사나 타당성 검토가 없었고,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195건의 컨설팅을 진행했지만 실제 기금 보증으로 이어진 실적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예정처는 “산기보가 투자 업무를 수행하려면 명확한 법률적 근거와 투자 한도 등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최초 대위변제 발생과 가용자산 축소 등을 고려해 유동성 제약이 큰 펀드 출자는 신중히 추진하고, 컨설팅 사업 역시 본업인 보증 실적과의 실질적 연계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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