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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다.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환자는 약 1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랜 세월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한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수술이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도 여전히 소변 증상이 남아 고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수술을 받았는데도 왜 소변이 시원하지 않을까.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 세포가 지나치게 증식해 생긴다. 주로 요도를 둘러싼 ‘이행대(T존)’에서 시작된다. 정상 전립선은 호두알만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커진다. 50세 이후 심해지면 사과만 한 크기로 자라 그 안을 지나는 요도를 압박한다. 이때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지며,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온다. 잔뇨감과 빈뇨, 참기 힘든 요의, 소변이 새는 유뇨에 성기능 저하까지 뒤따른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은 배뇨 증상으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소변을 저장하고 내보내는 방광의 퇴행과 기능 저하다. 커진 전립선 때문에 오랫동안 소변 증상에 시달린 환자는 대부분 방광 기능이 떨어져 있다. 좁아진 요도로 소변을 밀어내느라 방광이 오랜 시간 무리했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거나 약을 먹고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환자를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데, 대개 이런 경우다.
전립선 크기와 증상이 꼭 비례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검사에서 전립선이 평균보다 3~4배 커도 소변을 시원하게 보는 이가 있다. 반대로 크기는 평균 이하인데 빈뇨, 야간뇨, 절박뇨로 고생하는 이도 있다. 증상을 좌우하는 것은 전립선의 크기만이 아니라 방광의 기능이라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콩팥의 양기가 부족한 ‘신양허(腎陽虛)’, 방광의 기운이 약해진 ‘방광기허(膀胱氣虛)’로 진단한다.
따라서 소변 증상이 나타나면 비대증을 다스리는 동시에 방광 기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가벼우면 약물 치료를, 심하면 수술을 받는다. 약물로는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주로 쓰이지만,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한약 치료는 비대해진 전립선과 약해진 방광을 함께 다스리는 데 중점을 둔다. 필자가 처방하는 ‘일중음’은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동시에 방광 기능을 강화하도록 구성했다. 임상에서는 전립선 크기가 10~30% 줄어드는 경우도 확인된다. 전립선에 대한 국소적인 치료에 신장과 방광의 기능 회복, 면역력 증진을 더해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추는 전신 치료인 셈이다.
남성이라면 나이가 들며 한 번쯤 전립선 문제를 겪게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방광과 신장의 건강까지 살펴야 한다. 수술 뒤에도 소변이 불편하다면 방광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증상을 참고 넘기기보다 방광 기능을 되살리는 치료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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