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색이 ‘한국시리즈’인데... 이런 경기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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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명색이 ‘한국시리즈’인데... 이런 경기 괜찮나?

STN스포츠 2026-11-07 19:38: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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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 물론 경기는 이겼지만 이날 그의 투수운용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힘들었다는 평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삼성 감독. 물론 경기는 이겼지만 이날 그의 투수운용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힘들었다는 평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STN뉴스] 배영수 기자┃통상적으로 대부분의 프로야구 선수들은 낮 경기보다는 저녁 경기를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전날 저녁 경기 후 낮 경기를 치르는 경우 체력이나 집중력, 정비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프로’라면 오전에 경기를 한다 해도 제 수준을 보여주는 경기를 해야 한다. 이는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포스트시즌’이라면 더 그래야 한다. 리그 정상급 팀의 경기이고, 한국시리즈(KS)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7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KS 4차전은 대단히 실망스런 경기였다. 이번 한국시리즈 첫 낮 경기였던 이날 경기에서, KS 치고는 수준이 낮아도 너무 낮은, 그야말로 한국야구의 ‘절망’을 본 경기였다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양팀 투수진들은 ‘누가 잘 던지냐’를 겨루는 게 아니라, ‘누가 더 못 던지냐’를 겨루는 듯했다. 이날 삼성은 7개, KT는 12개의 사사구를 쏟아내면서 역대 KS 한 경기 양 팀 합계 최다 사사구 기록을 ‘19’로 새로 만들었다.

이 기록의 ‘종전 기록’은 삼성과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가 대결했던 지난 1986년 KS 1차전에서 기록한 17개였다. 무려 40년 전, 그러니까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4년밖에 안 되어 ‘체계’랄 것이 없던 시기에 나왔던 기록을, 체계가 다 잡힌 현대 야구가 넘긴 것이다.

특히 삼성 10개, KT 6개로 양 팀이 내준 볼넷 개수도 KS 한 경기 양 팀 합계 최다다. 몸에 맞는 공도 3개가 나왔다.

특히 KT의 12개는 한 경기 한 팀 최다 사사구 허용 신기록이었다. 이는 지난 1982년, 그러니까 ‘프로 원년’ 시기에 OB 베어스가 삼성을 상대로 기록한 종전 기록인 11개를 넘어선, 창피해도 너무 창피한 불명예다.

여기에 이날 KT 선발로 나섰던 로건은 PS 한 이닝 최다 사사구에 타이를 이루며 이 불명예에 크게 ‘공헌(?)’했다. 때문에, 적잖은 점수가 사구와 밀어내기로 나왔다.

여기에 KT는 안현민이 ‘타구 포착 실책’이라는, 야구선수라면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실책을 저지르며 1회에만 6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선수용 고글을 착용했던 만큼, 눈이 크게 부셨을 것도 아니었다. 낮 경기였다는 핑계는 더더욱 대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역시 ‘프로’이기 때문.

삼성도 코칭스태프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운용에는 ‘쓴 소리’를 들음이 마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강민호를 선발로 낼 수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포수 김도환에 선발 장찬희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선수들끼리 패기 있게 한 번 해 보라”며 정면승부를 주문했다.

이날 박 감독의 주문대로, 장찬희는 4이닝 동안 1회 홈런을 하나 맞기는 했지만 4이닝 동안 63구를 던지며 2피안타(1홈런)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상당한 수준의 호투를 펼쳤다. 한 회만 더 던지면, SK 와이번스 시절 김광현 이후 ‘고졸 신인의 KS 승리투수’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의 주인공도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잘 던지던 장찬희를 갑자기 내리고 사토시를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장고 끝 악수’가 됐다. 사토시부터 배찬승까지 볼넷과 안타를 KT에 ‘헌납’하는 동안 계속 실점했다. 만약 KT가 더 분위기를 타고, 이후 등판한 이재희가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면 경기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었다.

장찬희에 이어 올라온 사토시·배찬승 둘이 내준 사구는 무려 5개다. 다들 몸이 덜 풀렸다는 얘기다. 이를 박 감독 예하 코칭스태프들이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잘 하던 장찬희를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려버린 것은, ‘무능’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이 결정이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투구수 제한이 있을 수도 있었고, 장찬희가 신인인 만큼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고, 그 외 바깥에 밝힐 수 없는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20여년 간 KBO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김광현의 케이스는 한번 살폈으면 어땠을까. 실제로 그의 커리어를 언급하는 야구팬 대부분은, 그의 데뷔시즌이었던 2007년 KS서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한 무실점 호투 경기를 지금도 회자한다. 그만큼 당시가 ‘강렬했다’는 얘기다.

박 감독은 장찬희에게 ‘패기’를 주문하며 “젊은 친구들끼리, 마음껏 한 번 잘 해보라”는 식의 주문을 넣었다. 본인이 신인 데뷔하던 현대 유니콘스 시절,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재박 감독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평가받으며 적극적으로 중용됐던 만큼, 장찬희에게도 그렇게 해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박 감독은 결국 선수의 그 패기를 신뢰하지 못했다. 결국 장찬희를 내려버리는 ‘새가슴’ 기질을 보였고, 결국 더 좋지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경기 승리’가 이러한 패착을 가려줬음에 감사해야 할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양 팀의 KS 4차전은 ‘한국시리즈’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거리가 먼, 정말로 ‘눈이 썩는 수준’의 절망적인 경기력을 확인한 씁쓸한 순간으로 기록될 듯하다.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대구 KS 4차전 입장권 2만 3.550장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어렵게 표를 구한 관중들이다. 양 팀 모두 그 관객들에게 ‘죄송’해야 한다. 적어도, KS에선 그런 수준의 경기를 해서도 안 되고, 그런 경기를 야구팬들에게 ‘어렵게 관람케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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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배영수 기자 gigger@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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