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책은 틀렸다"...비트겐슈타인, 스스로 뒤집은 철학의 기록 ('부활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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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책은 틀렸다"...비트겐슈타인, 스스로 뒤집은 철학의 기록 ('부활수업')

뉴스컬처 2026-11-07 11:56:07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스스로 비판하고 새로운 철학을 모색했던 시기를 AI 드라마로 만난다.

EBS 'AI 드라마-부활수업'은 오는 8일 밤 11시 '철학자들의 인생상담'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편을 방송한다. 20세기 언어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의 삶을 재구성하고, 초기 저작의 명제를 수정하며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발전시킨 과정을 담는다.

이야기의 배경은 1936년 11월 노르웨이 숄덴의 외딴 오두막이다. 당시 마흔일곱 살이었던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저술을 돌아보며 기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완성된 철학 체계를 남긴 천재의 모습보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고 새로운 글쓰기를 시작한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

■'논리철학논고'를 넘어 '철학탐구'로…자신의 철학을 수정한 비트겐슈타인

사진=부활수업
사진=부활수업

비트겐슈타인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집필한 '논리철학논고'를 통해 언어와 세계의 관계를 설명했다. 언어가 세계의 사실을 그림처럼 나타낸다는 그림 이론을 제시했으며, 책의 마지막 명제로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후 초기 철학의 한계를 검토하며 언어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발전시켰다. 언어의 의미를 고정된 논리 구조로만 설명하기보다 실제 생활에서 사용되는 맥락과 활동을 통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기 철학을 대표하는 개념인 '언어게임'은 말의 의미가 사용되는 상황과 규칙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같은 단어라도 어떤 활동에서 쓰이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인간의 소통 역시 공동의 생활과 실천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송은 초기 저작의 그림 이론부터 후기 철학의 언어게임, '항아리 속 파리' 비유까지 소개한다. 특히 철학을 항아리 안에 갇힌 파리에게 빠져나갈 길을 보여주는 작업에 비유한 설명을 통해, 언어와 사고의 틀에 갇힌 인간이 새로운 이해에 도달하는 과정을 전달한다.

■90년 전 철학자의 고백, 오늘날 소통의 의미를 되짚다

사진=부활수업
사진=부활수업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현대 사회의 소통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려면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살피는 데서 나아가 그 말이 사용된 상황과 삶의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은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지닌 사람들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언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비트겐슈타인의 발언을 통해 풀어낸다. 완벽하고 명확한 표현만으로 인간 사이의 이해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형성된 언어 사용과 공동의 경험이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후기 철학의 관점을 담았다.

비트겐슈타인의 대사는 '논리철학논고'와 '철학탐구'를 비롯한 저작,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전문가 학술 자문을 통해 초기와 후기 철학의 차이, 언어게임의 개념, 노르웨이 체류 및 집필 시기 등에 관한 역사적 사실도 검토했다.

■역사적 인물의 삶을 재현하는 AI 제작 

사진=부활수업
사진=부활수업

'EBS AI 드라마-부활수업'은 역사적 인물을 AI 디지털 복원 기술로 구현하고, 당사자가 직접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전하는 형식으로 제작된다.

AI가 임의로 대사를 만들어내는 대신 역사적 기록과 원전,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인간 작가가 대사를 구성하고 이를 AI 기술로 시각화하는 제작 과정을 적용한다.

'철학자들의 인생상담'은 쇼펜하우어와 스피노자에 이어 비트겐슈타인을 다룬다. 고독과 감정에 관한 철학적 관점을 소개한 데 이어 언어와 소통을 탐구한 철학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고민을 들여다본다.

자신의 첫 저작을 비판하고 새로운 철학을 발전시킨 비트겐슈타인의 삶은 철학적 성취와 함께 지식인의 자기 성찰 과정을 보여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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