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프 폰, 대화면 시대에 5.3인치로 맞섰다…킥스타터 하루 만에 목표액 절반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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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 폰, 대화면 시대에 5.3인치로 맞섰다…킥스타터 하루 만에 목표액 절반 넘겼다

위키트리 2026-11-07 02:04: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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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테이블 위 두 대의 스마트폰과 크라우드펀딩 현황을 살펴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스마트폰 화면이 해마다 커지는 흐름에 정면으로 맞서는 안드로이드폰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왔다. 5.3인치 소형 스마트폰 ‘이너프 폰(Enough Phone)’이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25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후원자를 모으고 있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시작 하루 만에 목표액의 절반을 넘겼다.

정가는 599달러(약 81만 원, 1달러 1,348원 기준)로 책정됐고 후원자 대상 배송은 2027년 5월을 목표로 한다. 메모리 부족으로 부품값이 오른 시기에 소형 폰을 내놓는 도박이어서 업계의 시선도 엇갈린다.

6.3인치가 표준이 된 시대에 5.3인치로

이너프 폰은 오스틴 보어(Austin Boer), 브레넌 조던(Brennan Jordan), 윌리엄 스툴츠(William Stults) 세 명이 만든다. PC매거진에 따르면 이들은 아이폰 12 미니와 비슷한 크기의 “프리미엄 소형 스마트폰”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몇 년 동안 폰이 계속 커지는 걸 지켜본 끝에 소형 스마트폰이 돌아올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크기 차이는 숫자로 드러난다. 페타픽셀은 기본형 아이폰17의 화면이 6.3인치라고 짚었다. 더 작은 아이폰을 원하면 5.4인치 아이폰 13 미니 같은 중고 기기를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PC매거진은 현재 ‘좋은 소형 폰’으로 꼽히는 제품도 대부분 6.1인치나 6.3인치여서 손이 작은 사용자에게는 다루기 버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너프 폰은 “한 손으로 편하게 쓸 수 있는” 크기를 내세운다.

테크스팟은 흐름을 더 길게 짚었다. 초기 아이폰은 3.5인치 화면에 320×480 해상도였다. 이후 베젤(화면 테두리)이 줄면서 화면은 계속 커졌고 아이폰17은 6.3인치에 이르렀다. 이 매체는 이너프 폰이 애플이 아직 지원하는 5.4인치 아이폰 13 미니와 4.7인치 3세대 아이폰 SE와 비슷한 체급이라고 전했다.

킥스타터 소개글은 철학을 이렇게 요약한다. “대부분의 폰은 사용자를 붙잡아 두도록 만들어진다. 큰 화면은 게임과 스트리밍, 스크롤을 위한 것이다. 이너프 폰은 반대로 만들었다. 화면은 메시지와 지도, 사진, 음악에 충분히 크고 쉽게 내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다.” 제품명 ‘이너프’도 이 취지에서 나왔다고 PC매거진은 전했다.

가을 나무를 배경으로 배터리가 드러난 검은색 스마트폰을 손에 든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중급 칩에 교체형 배터리, 두께는 12mm

사양은 중급 기기에 가깝다. 페타픽셀과 PC매거진, 테크스팟이 전한 목표 사양을 종합하면 미디어텍 디멘시티 7500 프로세서와 8GB 램, 128GB 저장공간을 쓴다. 마이크로SD 카드로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다. PC매거진은 해상도 1,520×720의 LCD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하면서 최신 부품을 앞세운 경쟁 제품에 비하면 사양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배터리다. 용량 3,500mAh 배터리를 사용자가 직접 떼어내 교체할 수 있다. 더 버지는 시제품 사진을 소개하며 뒷면 덮개를 분리해 배터리를 간단히 바꾸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페타픽셀은 사용자 교체형 배터리를 “오늘날 시장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고 표현했다.

교체형 배터리 때문에 본체는 두껍다. 두께가 12mm(0.47인치)로, 페타픽셀은 접었을 때의 신형 폴더블 아이폰 듀오보다 두껍다고 전했다. 아이폰 듀오의 바깥 화면도 5.4인치로 이너프 폰과 크기가 가깝다는 설명이다. 다만 가격과 기능은 크게 다르다. 테크스팟이 전한 본체 크기는 약 133×64×12mm다.

카메라는 후면 하나다. 소니 IMX766 센서를 쓴 5,000만 화소 카메라이고 전면에는 3,200만 화소 카메라가 들어간다. 5G와 와이파이 6, NFC, 지문 인식과 얼굴 인식을 지원한다. 물리 심 슬롯과 eSIM(내장형 가입자 인증 모듈)도 쓸 수 있다.

운영체제는 표준 안드로이드 17과 ‘오디세이OS’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오디세이OS는 이들이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 저자극 운영체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2032년까지 이어질 계획이라고 PC매거진과 테크스팟이 전했다.

슬렉 공동 창업자들이 직접 나선 이유

보어와 조던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슬렉을 함께 세웠다. 슬렉은 오디세이OS를 설치한 리퍼비시(재생) 폰을 판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픽셀 8과 픽셀 9를 소량 판매한다. 두 사람은 아이폰 미니를 쓰던 사용자이기도 하다. 기존 기기에 소프트웨어만 얹으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고 시장에도 더 빨리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보어의 설명이다.

문제는 기기 크기였다. 보어는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최소한의 운영체제에 이렇게 큰 폰은 필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비스마트폰(일반 휴대전화) 온라인 매장 덤와이어리스를 운영하는 스툴츠가 소형 폰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스툴츠는 ‘큰’ 폰 브랜드와 일한 경험이 있어 제조 과정에도 밝다.

가격은 이들에게도 부담이다. 2026년은 대형 업체와 소형 업체를 가리지 않고 폰 제조사에 어려운 해다. 반도체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고 램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보어는 “우리도 이렇게 비싸게 팔고 싶지 않지만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킥스타터 초기 후원자용 가격은 399~499달러(약 54만~67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가는 599달러다.

이들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자금으로 운영한다. 보어는 외부 자금을 받으면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약속한 5년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줄이거나 다른 비용을 깎으라는 압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정은 빠듯하고 변수도 남았다

모금 속도는 빠른 편이다. 페타픽셀은 이너프 폰이 25만 달러 목표 가운데 약 13만 500달러를 모았고 캠페인 종료까지 28일이 남았다고 전했다. PC매거진에 따르면 킥스타터는 수요일(현지시각)에 열렸고 이들은 이에 앞서 중국 공장에서 기기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해 왔다.

아직 완성품은 없다. PC매거진은 현재 작동하지 않는 시제품만 있다고 전했다. 테크스팟은 제품이 생산 금형 제작 단계에 있고 작동하는 샘플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사양은 양산 전에 바뀔 수 있으며 양산은 4월로 잡혀 있다. 킥스타터 페이지에 따르면 배송은 2027년 5월 예정이다. 다만 각주에는 램 부족이 전자제품 제조 업계 전반에 일으키는 “파급 효과”가 일정을 흔들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시장 환경은 좋지 않다. 최근 퀄컴 실적 발표에서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때문에 스마트폰 업체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 드러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9월 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 줄어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보어는 이 상황을 역으로 해석한다. “아무도 하지 않았고 이유도 알 것 같다. 시작하기에 이상적인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상적인 때이기도 하다. 다른 누구도 하지 않으니까. 그냥 우리가 직접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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