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쌀쌀해지면 부침개와 튀김을 하는 날이 늘어나고, 김장을 앞두고 수육과 전까지 함께 준비하다 보면 프라이팬 앞에 서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 뜨거운 기름이 사방으로 튀는 사이 앞치마가 가리지 못한 소매나 가슴께에 작은 기름 자국이 생기는데, 요리를 다 마친 뒤에야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탁기에 넣고 평소처럼 빨면 젖어 있을 때는 얼룩이 보이지 않아 다 빠진 줄 알게 된다. 그런데 옷이 마르고 나면 기름이 묻었던 자리가 둥글고 짙게 다시 드러나고, 표백제를 넣어 한 번 더 빨아도 그대로 남아 아끼던 옷을 버려야 하나 싶어진다.
이럴 때는 세면대 옆에 있는 폼클렌징을 꺼내면 된다. 얼굴의 피지와 화장품 유분을 씻어 내는 세안제라 옷감에 스며든 기름도 같은 방식으로 풀어 내고, 오래된 얼룩에는 주방세제나 샴푸를 섞어 쓰면 된다.
빨아도 마르면 다시 드러나는 기름 얼룩
기름 얼룩이 잘 빠지지 않는 이유는 기름이 물과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옷에 떨어진 기름은 섬유 겉에 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 사이 틈으로 스며들어 번지는데, 물에 젖으면 옷 전체가 어두워져 얼룩이 가려졌다가 물기가 빠지면 기름이 남은 자리만 짙게 보이게 된다.
세탁기 안에서는 세제가 옷 전체에 퍼져 얼룩 한 곳에 닿는 양이 적고, 옷끼리 부딪히며 빨리는 힘도 실 사이 깊이 들어간 기름까지는 닿지 못한다. 그래서 여러 번 빨아도 얼룩이 옅어지기만 하고 테두리는 남는 경우가 많고, 그대로 건조기에 넣으면 열 때문에 얼룩이 더 빠지지 않게 된다.
폼클렌징에 든 계면활성제는 한쪽은 기름에, 다른 한쪽은 물에 붙는 성질이 있어 실 사이의 기름을 작은 알갱이로 감싸 물에 섞이게 만든다. 얼굴 피지를 씻어 낼 때와 같은 원리라서, 세안제를 얼룩 한 곳에 진하게 직접 문질러 넣어야 기름이 물과 함께 빠져나온다.
옷에 튄 기름 얼룩 지우는 방법
먼저 기름 자국 위에 폼클렌징을 얼룩이 다 덮일 만큼 짜 둔다. 손가락으로 얼룩 바깥에서 안쪽으로 둥글게 비벼 폼클렌징이 옷감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데, 바깥에서 안쪽으로 비벼야 기름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고 얼룩 자리 안에서 풀린다.
폼클렌징이 스며들면 손끝에 물을 조금 묻혀 얼룩 위를 한 번 더 비빈다. 거품이 충분히 일면 깨끗한 물에 헹궈 내면 되고,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끈거림이 없어야 세안제가 다 빠진 것이다. 헹군 뒤에는 다른 빨래와 함께 세탁기에 넣어 평소처럼 빨아도 된다.
시간이 지나 굳은 얼룩에는 폼클렌징과 주방세제를 함께 짜고 살짝 비벼 옷감에 스며들게 한다. 손으로 비비기 어려운 자리는 부드러운 칫솔로 톡톡 두드려 주고, 그대로 20분쯤 두어 얼룩을 불린 다음 물을 묻혀 비비면서 헹궈 낸다. 니트처럼 올이 성긴 옷은 칫솔로 문지르지 말고 두드리기만 하는 것이 안전하다.
폼클렌징이 없으면 샴푸와 주방세제를 1대1로 섞어 얼룩 위에 바르고 10~30분 기다린다. 얼룩을 미리 불려 두는 과정이라 그대로 세탁기에 넣어 세제를 넣고 평소처럼 빨거나 손빨래하면 되고, 식용유뿐 아니라 삼겹살을 구울 때 튄 고기 기름에도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다.
물세탁 표시가 없는 실크·울·가죽 옷에는 이 방법을 쓰지 않고, 색이 진한 옷은 안쪽 솔기에 먼저 조금 묻혀 물이 빠지지 않는지 본다. 빤 옷이 마른 뒤에도 얼룩이 보이면 건조기에 넣지 말고 같은 순서를 한 번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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