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나면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아리엘 후라도를 향해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포스트시즌(PS) 3경기 연속 7이닝을 책임진 에이스가 팀에 승리와 불펜의 휴식을 동시에 안겼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까지 남은 승리는 두 개. 하지만 박 감독은 “방심하면 안 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삼성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승리했다. 수원 원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하고 돌아온 삼성은 안방 첫 경기를 잡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이 1·2차전을 1승 1패로 맞선 18차례 가운데 3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한 횟수는 무려 16차례로 확률이 88.9%에 달한다. 삼성이 90%에 달하는 우승 확률을 잡았다.
선발 후라도의 호투가 빛났다. 후라도는 이날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 타구에 손등을 맞는 아찔한 상황에도 후라도는 한 이닝을 더 책임지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가 (플레이오프 포함) 포스트시즌 3경기를 던졌는데 모두 7이닝을 던져줬다. 오늘도 완벽하게 던져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타선에서는 최형우와 구자욱, 박승규를 꼽았다. 박 감독은 “형우가 동점타를 쳤고, 2회 2사 후 자욱이의 3루타로 승기를 잡았다. 승규의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후라도는 6회까지 93구를 던진 뒤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6회 타구에 손등을 맞은 상황까지 있어 몸 상태 확인이 먼저였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손등이 아니라 옆구리에 맞은 줄 알았다. 7회에 들어가기 전 몸 상태를 확인했더니 ‘갈 수 있다. 던질 수 있다’고 하더라”며 “솔직히 내심 던져주길 바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체 준비도 하고 있었다. 박 감독은 “이승민이 대기하고 있었고 상대가 대타를 낸 상황이었다. 장진혁에게 안타를 맞고 잡지 못했다면 바로 승민이를 내보내려고 했다”며 “후라도가 그 이닝까지 막아줘서 불펜 운영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등판이 있다면 휴식 시간이 있으니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라도의 연이은 긴 이닝 소화는 단기전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규시즌 완봉승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도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더 고맙다. 불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몸에 힘이 있는지 7회까지 잘 던졌다.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7회에 등판했다. 시즌이 끝나면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원태인이 선발로 이동한 뒤에는 고정 마무리 없이 불펜을 운영할 계획이다. 박 감독은 “상대 타순과 좌우 타자 상황에 따라 운영하려 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승민에 대해서는 “가장 위기일 때, 상위 타순이 걸릴 때 나가서 완벽하게 막아주고 있다. 그냥 믿고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배찬승 역시 선발이 일찍 내려간 상황에서 강한 타순을 상대할 카드로 꼽았다.
4차전 선발로는 장찬희가 나선다. 박 감독은 “1차전 불펜에서 던지는 것을 보니 나이는 어려도 마운드에서 가장 씩씩하게 잘 던지는 것 같았다. 시즌 중에도 선발로 던져봤다”며 “오늘 후라도가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내일 찬희가 길게 던져주면 좋겠지만, 불펜을 총동원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햄스트링 부상 여파가 있는 구자욱의 주루에는 안도와 당부가 함께 나왔다. 박 감독은 “여유 있게 3루로 간 것 같다”면서도 “자욱이는 빠져서는 안 될 타자다. 다음부터는 2사니까 2루까지만 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힘을 보탠 디아즈에 대해서는 “타석에서 안타는 못 쳤지만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더라”며 “안타를 못 쳐서 그런지 수비를 열심히 하더라”고 웃었다.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마음도 전했다. 경기 전 커피차를 준비한 박 감독은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힘겨울 수 있는 상황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가서 힘겹게 이겼다”며 “가을 축제를 즐기길 바란다는 게 말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잘하고 있으니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승부를 낙관하지는 않았다. 88.9%라는 우승 확률이 언급되자 박 감독은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된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 2000년에 3승 후 3패를 하면서 호되게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어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가서 마지막까지 이길 수 있도록 잘 이겨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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