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문성환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 2002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을 뜨겁게 만들었던 그라운드에는 수많은 영웅이 있었다. 그중 송종국은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스타 루이스 피구를 막아내며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우리는 그의 투지와 헌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로부터 24년이 흘렀다. 월드컵의 함성은 추억이 되었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은 하나둘 은퇴했다. 그러나 송종국의 축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는 은퇴 후에도 축구를 떠나지 않았다.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신이 경험한 축구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대중의 관심보다 작은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땀 흘리는 시간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지도자로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송종국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소년 축구대회 '송종국컵'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유명 선수의 이름을 앞세운 대회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축구의 즐거움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우승 트로피만이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뛰고, 패배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다. 송종국컵이 이러한 경험을 나누는 축구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나는 대한민국 축구가 은퇴 선수들의 가치를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영웅이라 부른다. 그러나 은퇴 이후 그들이 축구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 선수 시절의 명성과 기록은 기억하면서 정작 그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들은 은퇴 선수들의 경험을 지도자 육성, 유소년 교육, 구단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한다. 한국 축구 역시 스타 선수들의 이름값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경험이 축구 발전의 자산으로 축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유명 선수였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 역량과 교육 철학, 아이들을 이해하는 태도가 함께해야 한다. 그렇기에 은퇴 후에도 현장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는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송종국의 행보에서 주목할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월드컵 4강이라는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사랑했던 축구를 통해 다음 세대와 연결되는 길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거창한 구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세우며, 축구를 계속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2002년 송종국이 얼마나 잘 뛰었는지 기억한다. 이제는 그가 은퇴 후 어떤 축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관심 있게 바라봐야 한다.
진정한 축구 영웅의 가치는 현역 시절 받은 박수의 크기가 아니라, 은퇴 후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남겨주느냐에 있을지도 모른다.
송종국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그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성환 교수는 브라질, 스페인에서 축구선수와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스포츠산업 전문가다. 중학교 졸업 후 2000년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나 CENE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2003년부터 스페인 레우스에서 선수 생활 후 스포츠마케팅과 에이전시 분야를 공부했다.
이후 브라질 아틀레티코 소로카바의 국제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귀국 후 SH스포츠에이전시를 설립해 선수 매니지먼트와 해외 진출, 유소년 육성 등 다양한 축구 사업을 진행했다. SPOTV 축구해설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KBS스포츠예술과학원에서 스포츠산업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으며, 충북축구협회 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지역 축구 발전의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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