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2(2부리그) 안도라 골키퍼 헤수스 오워노(25)가 구단을 통해 공식 성명을 냈다. 경기 중 테네리페의 헤수스 데 미겔(30)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의 당사자가 첫 심경을 털어놓은 것이다.
미국 매체 ESPN은 5일(한국시간) "데 미겔 사망 사건에 연루된 안도라 골키퍼 오워노가 구단 성명을 통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일 발생한 충돌 사고 직후 살해 협박과 인종차별적 모욕에 시달리다 소셜미디어(SNS)마저 폐쇄했던 오워노는 구단을 통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찾기조차 힘들고, 일어난 모든 일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벅차다. 데 미겔을 잃은 것에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라며 "다가올 모든 책임을 존중을 담아 마주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데 미겔과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고통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고 사죄했다.
안도라 구단 역시 마녀사냥에 시달리는 오워노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향한 모욕을 멈추고 모두가 최대한의 존중을 보여주길 간곡히 요청한다"는 공식 입장을 덧붙였다.
이 충격적인 비극은 소속팀을 넘어 스페인 축구계 전체를 슬픔에 빠뜨렸다. 바르셀로나의 주장 하피냐는 전날(4일)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 "그가 나와 동갑이었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참극을 눈앞에서 목격한 안도라와 테네리페 양 팀 선수단에는 현재 심리 치료가 제공되고 있다. 앞서 스페인 축구협회는 애도의 뜻을 담아 이번 주 예정됐던 코파 델 레이(국왕컵)와 주말 리그 경기들을 모두 연기했다.
테네리페 구단의 라이코 가르시아 최대 주주는 "사고 당시 관중석에는 데 미겔의 아내와 16개월 된 아기가 있었다. 축구장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라며 "선수단 전원이 예외 없이 목요일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며, 토요일에는 홈구장에서 아름다운 추모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페인 경찰은 절차에 따라 이번 사고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현지 수석 검사는 "사고가 정상적인 경기 상황 중에 발생했음을 고려할 때,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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