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인프라 MOU만 믿지 말라, 사업화 실력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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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인프라 MOU만 믿지 말라, 사업화 실력 따져야"

이데일리 2026-11-05 21:59: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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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결국은 돈을 벌 수 있는가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이 산업 성장의 핵심 조건이 되면서 에너지 기술을 둘러싼 경쟁구도에서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술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은 뜨겁지만, 기술력 강조만으로는 시장에서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냉정한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사는 고객 기반과 안정적인 운영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시장 투자금이 움직인다고 제언했다.

더글라스 강 세라야파트너스 투자담당 파트너는 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컨퍼런스 인 빅스포(GAIC IN BIXPO 2026)' 기조연설에서 "좋은 기술이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조건에서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파트너는 에너지 전환과 AI 산업의 성장이 관련 인프라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계 에너지 투자액이 약 3조4000억달러(한화 약 456조5520억원), 이 중 청정에너지 투자가 약 2조2000억달러(약 295조41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송배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에도 투자 기회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이 커지는 것과 개별 기술기업들이 수월하게 투자를 받는 것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강 파트너는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는 실제 고객과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누가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가, 고객이 실제로 대가를 지불하는가를 따진다"고 짚었다.

그가 제시한 기준은 확인된 수요, 계약, 운영 능력, 지배구조 등 네 가지다. 강 파트너는 "투자의향서(LOI)나 양해각서(MOU)는 출발점이지만 확정된 매출이 아니"라며 "고객 수요를 장기 계약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해야 한다. 수요가 기회를 만들고, 계약이 금융 조달을 가능하게 하며, 운영 능력과 거버넌스가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로 세라야파트너스가 투자한 GNB 인프라테크와 양재동 데이터센터 'KR1'을 들었다. GNB는 운영 중인 발전설비 약 76MW에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보했고, KR1은 완공 전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강 파트너는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건물 면적이 아니라 약속된 날부터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종민 한전기술지주 대표이사(왼쪽)와 더글라스 강 세라야파트너스 투자담당 파트너가 5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in BIXPO 2026'에서 '공공기술을 글로벌 비즈니스로'란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는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 딥테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유망 기술의 사업화와 기업 스케일을 위한 글로벌 자본 연계 및 실질적인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종민 한전기술지주 대표이사(왼쪽)와 더글라스 강 세라야파트너스 투자담당 파트너가 5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in BIXPO 2026'에서 '공공기술을 글로벌 비즈니스로'란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는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 딥테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유망 기술의 사업화와 기업 스케일을 위한 글로벌 자본 연계 및 실질적인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강 파트너와 대담에 나선 이종민 한전기술지주 대표이사는 글로벌 투자 기준에 맞춰 국내 기업들을 육성할 방안을 제시했다. 기술지주가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한전의 현장·전문인력으로 기술을 검증한 뒤 성장 단계에 맞춰 추가 자본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8월7일 출범한 한전기술지주는 한전이 100% 출자한 자회사로, 국내 에너지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 대표는 "단순한 자금 지원만으로는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 분야 기업들은 레퍼런스와 실증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전기술지주가 시작하고, 한전이 키우고, 다시 한전기술지주가 확장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나주·고창 실증시설에서 사업화를 지원하고, 양산과 해외 진출 단계에서 다시 투자금을 모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전기술지주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외부 자금 유치와 펀드 다각화로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한전 특허 약 1만1000건도 활용 대상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지금 한전이 보유한 정말 유망한 기술이 1만1000개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 기술들은 지금 서랍 속에 있는 기술들"이라며 "단순히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한 특허들을 적합한 회사들과 매칭해 회사의 가치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허 명세서를 AI로 분석해 활용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업 간 기술을 묶어 사업 규모를 키우는 '에너지 풀스택' 전략도 내놨다. 이 대표는 전력반도체부터 송전·배전·변전, 저장, 운영·관리까지 관련 기업들이 상호 분절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엔비디아와 같은 패키지 솔루션 수준의 상품화"를 통해 기업들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기술을 묶어 종합 솔루션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초기 기업 발굴부터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 투자금 회수까지 고려한 투자 체계를 준비하고, 글로벌 전력사업자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단계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 파트너는 한전의 현장 검증과 구매 역량이 사업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담 말미에는 "세라야파트너스도 이런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투자와 해외 확장 기회를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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