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G2 패권 이중 파고… 한국, 새로운 성장 공식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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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G2 패권 이중 파고… 한국, 새로운 성장 공식 찾아야”

투어코리아 2026-11-05 20:16: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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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대 경제학부생 450명 앞 특강서 '뉴 캐피탈리즘' 등 4대 해법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대 경제학부생 450명 앞 특강서 '뉴 캐피탈리즘' 등 4대 해법 제시

[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혁명과 미·중 패권 경쟁이 맞물린 지금의 경제 환경을 두고 "기존 경제학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개별 현안에 대한 대증요법을 넘어 대내외 변화를 함께 놓고 보는 종합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초청으로 열린 특강에서 ‘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제학부 재학생 등 450여명이 자리했다. 최 회장이 이 학부 학생들과 마주한 것은 2022년 4월 '시장의 변화, 미래의 기업' 강연 이후 4년 반 만이다.

강연 서두에서 최 회장은 30여년간 기업을 이끌며 변화에는 단련됐다고 자부하지만, 최근 변화의 속도와 폭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고 털어놨다.

"수요·공급만으로는 안 보인다"… 달라진 경제 작동 방식

최 회장은 AI 시대를 이해하려면 경제를 바라보는 틀부터 바꿔야 한다고 봤다. 수요와 공급 곡선으로 시장을 읽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경제에서는 기업과 개별 고객 간 관계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등 경제의 작동 원리 자체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질서에 대해서도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를 지탱해 온 '미국은 소비, 중국은 생산'이라는 분업 체계가 흔들리면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는 투자 압박을, 중국으로부터는 기술 추격을 동시에 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AI가 몰고 올 파장도 전례 없는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AI 분야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투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AI를 축으로 여러 산업에서 혁신이 한꺼번에 일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저성장과 부채 증가로 경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G2 패권 경쟁, AI 혁명, 자본 전쟁이라는 외부 압력까지 겹쳤다는 진단이다.

사회적 가치 보상·AI 5대 층 경쟁력·한일 연대·성장 유인책

최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크게 네 갈래다.

첫째는 사회문제 해결 자체를 경제활동으로 만드는 '뉴 캐피탈리즘(신 자본주의)'이다. 기업이 낸 세금으로 정부가 국방·복지 등 공공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존 방식은 사회가 빠르게 다변화·복잡화하면서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민간이 사회문제를 풀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사회가 금전적 보상을 해주자고 제안했다.

둘째는 '지능'을 수출하는 ‘AI 네이티브 국가'로의 도약이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정리한 AI 5대 층위, 즉 에너지·반도체·AI 데이터센터·거대언어모델(LLM)·애플리케이션을 한국이 경쟁력을 길러야 할 영역으로 꼽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확장 옵션'으로서의 한·일 경제연대다. 최 회장은 자유무역 기조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2조 달러 규모의 한국과 4조 달러 규모의 일본이 손을 잡으면 시너지가 단순 합산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두 나라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넷째는 기업 성장을 북돋는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고도성장기의 낡은 성장 모델을 혁신해, 중소·중견기업이 규제를 피하려 덩치 키우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그래야 한국 경제가 성장을 이어가고, 민주주의와 함께 한국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인 자본주의도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재, 실패를 딛고 직접 설계해 보는 경험이 핵심”

강연 뒤에는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최 회장은 AI·반도체·에너지 등 경영 일선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물음에 답했다.

AI 역량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재를 어떻게 키워야 하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경험'을 해답으로 내놨다.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지식보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설계해 보는 경험이 AI 네이티브 국가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이를 자산 삼아 계속 도전하다 보면 결국 '시스템'이 갖춰진다고 조언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장은 "세계 AI 산업 최전선에 있는 최 회장의 통찰을 들으며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익힌 경제학 개념을 실제 경제 현장과 연결해 보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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