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인근으로 확대, 전쟁불개입 속 항행기여 절충안⋯혁신·진보 "꼼수 파병"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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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인근으로 확대, 전쟁불개입 속 항행기여 절충안⋯혁신·진보 "꼼수 파병" 반발

폴리뉴스 2026-11-05 19:29:58 신고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약 650㎞ 떨어진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약 650㎞ 떨어진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약 650㎞ 떨어진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 전력 등을 추가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청해부대 파견연장 수정 동의안을 다음 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임무 확대의 배경으로 해적 위협 증대와 선박 안전 확보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요구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외교·안보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병력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인근 해역에서 해양안보 활동을 강화해 미국의 요구에 일정 부분 화답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만,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은 '꼼수 파병'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임무구역 '오만 남방' 확대⋯ P-8A 초계기·EOD·무인소해전력 추가 파견

'국제 해상교통로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 임무 추가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상선 보호와 대해적 작전을 수행해 온 청해부대의 임무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오만 남방 외해까지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 투입해 해적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란 전쟁 종전 후 전개될 국제사회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및 '항행의 자유' 회복 작전 참여에도 본격적인 준비 태세를 갖춘다.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 임무 구역 확대 및 추가 전력 파견을 골자로 하는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 주 국무회의 및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공식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동의안에 따르면 기존 '아덴만 해역 일대 및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 지시되는 해역'이었던 청해부대 임무 구역은 오만 남쪽 외해(두큼항 남단)까지 2배가량 넓어진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은 기존 600노티컬마일(약 1,100km)에서 1,200노티컬마일 수준으로 늘어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과 직접 접한 오만만 내측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력도 한층 강화된다. 현재 구축함(DDH-Ⅱ, 4,400t급) 1척과 링스 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체제로 운영 중인 청해부대(49진 충무공이순신함)에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1대, 무인잠수정(UUV)·무인수상정(USV)·수중무인탐사기(ROV) 등 무인 소해전력과 EOD팀이 새로 합류한다.

파견 인력 역시 EOD 30명, 초계기 운용 인력 45명 등 총 75명이 증원되어 청해부대 총 병력은 395명 규모로 늘어난다. 새로 투입되는 초계기와 소해 전력은 동아프리카 지부티의 미 공군기지(캠프 르모니에) 등을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가 청해부대의 임무와 전력을 확대한 배경에는 홍해 일대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충돌로 인한 국제 해상전력의 공백, 그리고 이를 틈탄 대해적 위협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아덴만 일대 해적 활동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고 지적하며 "국제 해군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로 집중된 틈을 타 해적 위협이 오만 남방까지 확산하고 있어, P-8A 초계기를 통한 선제적 탐색과 신속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추가되는 초계기가 물리적으로 두큼항을 넘어가지 않으며 작전 구역은 오만 남방 외해로 한정된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란을 비롯한 주요국과도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확대된 청해부대 운용과 관련해 ▲전쟁에 절대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파견 목적은 대한민국 국민과 선박 보호에 한정한다 ▲해상초계기의 이란 영토·영해 및 호르무즈 해협 내측 탐지를 제한한다 ▲한국군의 독자적 지휘 체계를 갖추고 활동한다는 4가지 대원칙을 제시했다. 지휘권은 한국군 합동참모의장이 전적으로 행사한다.

이번 파병 연장안에서 가장 눈길을 끌어당기는 대목은 EOD반과 무인 소해전력의 추가 파견이다. 이는 미·이란 전면전 종전 이후 형성될 '허용적 환경' 속에서 국제사회가 전개할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및 항행의 자유 회복 작전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동의안 내 청해부대 임무 항목으로 '국제 해상교통로 상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을 새로 추가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국 원유 수송량의 70%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은 국익과 직결된다"며 "미·이란 종전이나 양측 간 양해각서(MOU) 체결로 항행의 자유 작전 여건이 조성되면 EOD반 등의 투입을 검토하되, 실제 기뢰 제거 작전 참여 시에는 국회에 별도의 새로운 파병 동의안을 제출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견 연장안의 효력 기간은 국회 통과 시점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며, 안보 상황이 조기 안정화될 경우 추가 전력은 기한 전에 조기 철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호르무즈 파병 압박 속 한미 절충안 될까⋯이란 반발은 숙제

이번 청해부대 임무 구역 확대는 미국과의 동맹 공조를 다지는 동시에 '전쟁 불개입' 원칙을 유지하며 국제 사회의 다자 안보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확보하려는 정교한 셈법으로 풀이된다. 

미·이란 종전 등 환경이 갖춰지고 별도의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노력에 동참할 준비를 한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국제사회 차원의 기뢰 제거 활동이 본격화될 경우 EOD팀과 무인 소해장비를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인원과 장비를 청해부대 일부로 미리 파견해 운용 능력 숙달, 현지 작전 환경 적응 등 준비를 해 두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호르무즈에서의 기뢰 제거인데 이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주는 아니다"라면서도 "그 부분을 배제하지 않고 작전요소에 포함시켰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도 국제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영국, 프랑스 등이 "국제해상로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을 때는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이때 준비 없이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간 영국과 프랑스는 종전 후 실행을 전제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을 위한 다국적 임무단 구성 논의를 주도해 왔으며 정부도 이 논의에 꾸준히 참여했다.

최근에는 영국·프랑스 주도 호르무즈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직접 진입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평가와 자국 앞바다 전력 증강에 반발할 이란의 반응이 향후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의 반발을 다독이는 조율 작업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란으로서는 자국 인근 해역으로 타국의 군사 자산이 전진 배치되는 것 자체에 상당한 거부감과 경계심을 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란 측에도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란이 한국을 무차별적인 비난이나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다양한 외교적·군사적 채널을 통해 충분히 설명하고 오해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與 "청해부대 임무확대, 해적 탓"⋯혁신-진보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사실상 꼼수 파병"

더불어민주당이 5일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호르무즈 우회 파병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정부의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방침을 두고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서 곧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아니냐는 조국혁신당 등 지적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아덴만 해적 3배 급증으로 인해서 그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까지도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오만 남방으로 넓히고 P-8A 해상초계기 및 폭발물처리반(EOD) 등 추가 전력을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야당이 "사실상 꼼수 파병이자 헌법 정신 위반"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국혁신당은 정부의 청해부대 전력 증강 및 작전 구역 확대 방침에 대해 강력한 당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5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국민조차 등을 돌린 전쟁에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확대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 파견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 장병의 생명과 안전을 명분 없는 전쟁에 내맡기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해적을 막으라고 보낸 부대를 전쟁의 바다로 보낼 수는 없다"면서 "한 번 넓혀놓은 작전 범위가 향후 추가적인 군사적 요구나 호르무즈 해협 진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도 정부의 연장안 추진을 겨냥해 "청해부대 작전 지역 확대는 사실상의 파병이며,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며 "대통령의 전쟁 불개입 원칙을 우회하는 어떠한 형태의 파병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당 역시 이날 국회에서 의원단 기자회견과 논평을 연달아 내고 정부의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 철회와 외교안보 라인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진보당 의원단은 "'작전 지역 확대'나 '임무 변경'이라는 허울 좋은 수식어로 청년 장병들을 분쟁의 화약고로 몰아넣는 것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폭주"라며 "정부는 호르무즈 우회 파병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이번 구상을 주도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경질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낸 논평을 통해서도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하라"며 "해적 소탕이 본래 목적인 청해부대에 기뢰 제거 장비와 폭발물처리반(EOD), 최첨단 대잠 초계기가 도대체 왜 필요한가"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 주 국무회의 의결 후 청해부대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야당이 '우회 파병' 프레임을 내세워 대대적인 국회 심사 거부를 예고하면서 동의안 처리 과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여야 및 야당 간 대립각이 한층 가파라질 전망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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