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웨이브(민주당 압승)'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충격파는 생각보다 컸다. 미국 상·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의 주요 정책에 따라 업종 간 희비가 교차할 것이란 전망은 이미 나왔지만 그 파장은 예상보다 강력했다. 특히 한국은 코스피가 단숨에 300포인트 급락하는 등 충격파를 더 세게 받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에서도 업종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와 국방예산 축소 우려에 반도체·방산주 주가는 급락했다. 반면 의료보장 확대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바이오·자동차주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증시 비중이 높아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방산주 역시 급락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74% 내린 3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시스템(-13.62%), 한화에어로스페이스(-7.48%), 현대로템(-5.75%)도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최근 대규모 수주 소식에 힘입어 낙폭이 3.31%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예산 확대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방산주를 짓눌렀다. 미국 국방부가 요청한 2027회계연도 예산 1조4500억 달러 가운데 3500억 달러는 별도 입법을 통한 재원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주도 KB금융(3.63%), 우리금융지주(5.27%), 신한지주(2.78%) 등이 일제히 올랐다. 반도체 등 성장주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낮고 배당 매력이 높은 금융주로 매수세가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연료비 부담 완화 기대에 대한항공도 2.53% 상승했다.
제약·바이오주도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7.50% 상승한 21만5000원에 마감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67% 올랐다. 삼성에피스홀딩스(14.33%), SK바이오팜(12.27%), 한미약품(9.80%) 등도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제약(6.61%), 리가켐바이오(7.41%), 알테오젠(3.68%) 등이 상승했다. 민주당의 의료보장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바이오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정책 기대감에 따른 심리 개선은 명확하지만 단기간 내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과거 중간선거 이후에도 업종별 수혜 패턴은 뚜렷하지 않았고 경기와 원자재, 기술 사이클 영향이 더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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