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1995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에는 시간이 흘러도 희미해지지 않는 음악이 있다. 소녀 시즈쿠가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 세이지와 나누는 풋풋한 감정, 그리고 '컨트리 로드(Country Road)'의 선율은 오랜 시간 관객들의 기억에 남았다. 영화 속 음악이 스크린을 넘어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되살아난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공식 협력한 세계 최초 필름 콘서트 '귀를 기울이면'이 12월 30일과 3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영화 전편을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고, 서울 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작품의 음악을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구성이다. 세계 최초 공연이 한국에서 시작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귀를 기울이면'은 히이라기 아오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각본과 콘티를 맡고 콘도 요시후미가 연출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소녀 츠키시마 시즈쿠와 바이올린 제작자를 꿈꾸는 아마사와 세이지가 서로를 만나 각자의 미래를 고민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가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이유에는 청춘의 감정을 담아낸 음악도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피어나는 호기심과 사랑, 미래를 향한 두려움과 기대가 서정적인 선율을 타고 전해진다. 특히 '컨트리 로드'는 시즈쿠의 성장과 작품의 정서를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필름 콘서트에서는 영화 음악을 작곡한 노미 유지가 콘서트 편곡에 참여한다. 원작의 음악적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오케스트라 편성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연주를 들려준다. 영화 속 대사와 영상, 음악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만큼 익숙한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에도 변화가 생긴다.
시즈쿠의 목소리를 연기한 일본 성우 겸 배우 혼나 요코도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영화의 대표곡 '컨트리 로드'를 직접 부를 예정이다. 원작에서 시즈쿠의 목소리를 맡았던 배우가 공연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영화와 무대 사이의 연결도 한층 선명해진다.
지휘봉은 와다 카즈키가 잡는다.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수상한 그는 일본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해 왔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영화 '마에스트로!'의 지휘 지도에도 참여했다. 서울 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영화의 음악을 실시간으로 재현한다.
일반적인 지브리 음악 콘서트가 여러 작품의 대표곡을 모아 연주하는 형태라면, '귀를 기울이면' 필름 콘서트는 한 편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며 음악을 라이브로 만나는 공연이다. 원작 작곡가의 편곡 참여와 주연 성우의 보컬까지 더해져 영화 자체를 음악 공연의 형태로 경험하게 된다.
30여 년 전 시즈쿠와 세이지의 이야기를 만났던 관객에게는 오래된 기억을 환기하는 시간이, 처음 작품을 접하는 관객에게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두 청춘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만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스튜디오 지브리 필름 콘서트 '귀를 기울이면'은 12월 30일부터 31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총 3회 공연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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