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설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협력사의 위험성 평가와 안전 관련 서류 검토에도 AI를 적용하는 등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LG는 4일부터 이틀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그룹 안전보건환경 콘퍼런스 'LG SHEC'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LG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16개 계열사 안전환경 담당자 35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과 중국, 인도, 폴란드 등 해외 사업장 담당자 20명도 현장을 찾았다.
'드라이브 더 시프트(Drive the Shift)'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AI 전환(AX)과 로봇 전환(RX)에 따른 산업환경 변화에 맞춰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발표된 21건의 혁신 사례 중 15건이 AI를 활용한 기술과 시스템이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AI를 활용해 작업 현장의 위험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LG전자는 국내 사업장과 시공 현장의 CCTV 4226대를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기반 통합 관제시스템에 연결했다. AI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입을 차단하도록 설계했다. 도장 설비 주변에서 작업자를 감지하면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업 영상을 분석해 작업자의 허리와 어깨 등 근골격계 부담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영상을 일일이 확인해 위험 자세를 찾아야 했지만, AI가 위험도를 판정하고 개선 대책까지 제시하면서 평가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6분으로 줄였다.
LG화학은 화학 공장의 화재와 폭발 사고 예방을 위한 공정안전관리(PSM)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설비 변경과 점검 등 9개 분야의 관련 서류를 대조해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PSM 관련 서류 검토 시간을 98% 단축했으며, 담당자가 현장 점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협력사 안전관리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신주와 옥상 등 통신 공사 현장의 협력사 작업자가 위험 요인과 예방 대책을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AI 기반 위험성평가 앱을 개발했다. 작업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위험 요인과 감소 대책을 제안하고 작업 전 안전회의 자료도 작성한다. 앱을 도입한 21개 협력사의 위험성평가 수준은 도입 전보다 27% 향상됐다.
행사에서는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과 김대식 KAIST 교수 등이 참여해 AI·로봇 기술 변화와 산업안전 정책, 임직원 정신건강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계열사 안전환경 담당자들이 현장 대응 역량을 겨루는 지식 경연과 우수 사업장 시상도 진행됐다. LG는 사고 예방 활동과 안전관리 등을 평가해 6개 사업장을 '2026 LG그룹 안전환경 모범 사업장'으로 선정했다.
LG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일하는 방식이 함께 바뀌는 지금이 안전환경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라며 "이번에 공유한 혁신 사례들이 각 사업장으로 확산하도록 지원해 모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최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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