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되어 아픈 이웃을 돌보기를 꿈꾸던 2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전수연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분할), 좌우 신장, 양측 안구를 기증해 8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인 피부도 함께 기증했다고 5일 밝혔다.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전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평소 불의의 사고가 닥치면 장기를 기증하자고 뜻을 모아왔던 전 씨의 부모는 고심 끝에 기증을 결심했다. 딸의 심장이 누군가의 몸에서 계속 뛰고 딸의 눈으로 누군가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남은 가족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유가족에 따르면, 전 씨는 가족을 늘 먼저 배려하는 조용하고 속 깊은 막내딸이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의 언니를 위해 갖고 싶은 것도 양보하며 가족의 집을 덜어주려 애썼다.
학창 시절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손재주가 남달랐던 전 씨는 최근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이었으며,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해 정식 간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키워왔다.
어머니 정영순 씨는 딸이 남긴 생명나눔의 가치가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 8개월 만에 사연을 공개했다.
정 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일찍 철이 들어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구 같은 딸이었다”며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엄마, 아빠, 언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펼치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간호사가 되어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며 “깊은 슬픔 속에서도 생명나눔을 결단해 주신 유가족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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