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파란 물결(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자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란 전쟁의 조기 종식 기대 속에 국제유가가 8% 넘게 폭락하고, 선거 결과 확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9.40포인트(3.03%) 급등한 53,356.12에 마감했다. 다우 지수의 하루 상승 폭으로는 2025년 4월 9일 이후 약 19개월 만에 최대이며, 지난 9월 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다시 53,000선을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9.70포인트(1.58%) 오른 7,688.62, 나스닥 종합지수는 364.50포인트(1.44%) 상승한 25,736.5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국 정치 지형이 민주당 우위로 재편되면서 의회 견제가 강화돼 급격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증시 랠리를 뒷받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시장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렸다. 테리 샌드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주식 전략가는 “선거 결과가 명확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이번 선거로 경제정책 추진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데, 이는 종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는 조기 종식 기대가 커지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은 전장보다 8.29% 떨어진 배럴당 88.12달러, 브렌트유 1월물은 8.67% 하락한 배럴당 94.62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수행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고, 전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한 결과다.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는 대형 기술기업과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간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이 텍사스,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주요 주에서 승리하자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 여파로 헛8(-23.2%), 아이렌(-11.2%), 코어사이언티픽(-10.4%), 어플라이드디지털(-6.7%) 등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락했다. 엔비디아도 3.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스콧 크로너트 씨티리서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늦춰지면 관련 공급업체 상당수의 사업 전망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이 오히려 부담 완화 요인으로 받아들여지며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7%, 아마존은 6.1%,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2%, 메타는 1.4% 각각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종목들은 선거 결과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은 24.5%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도 각각 3.3%, 3.8% 내렸다.
이란 전쟁 종식 기대와 민주당 의회의 국방예산 확대 견제 가능성은 방산주 약세로 이어졌다. 록히드마틴은 6.9%, 노스럽그러먼은 4.5% 떨어졌다. 반대로 민주당의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의료, 유통,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도 위험 선호 심리가 반영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4.95%에서 한때 4.88%까지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향후 재정지출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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