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 캠프 차린 하남서 미사경정공원∼검단산 명품 코스 구현
"인구 감소·기피 풍조로 침체한 엘리트 마라톤, 마스터스 저변이 돌파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엘리트 마라톤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한 생활체육 동호인 무대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56)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이 최근 불고 있는 러닝 열풍을 한국 마라톤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27년째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황 감독은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요즘 달리기가 생활 스포츠로 큰 사랑을 받으면서 동호인들과 호흡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며 "유튜브 채널 운영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러너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황 감독은 12월 12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하남시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연합뉴스 하남 국제 트레일런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고문을 맡아 대회 코스 설계와 홍보에 앞장선다.
그가 이번 대회에 두 팔을 걷어붙인 배경에는 하남시와의 깊은 인연이 자리 잡고 있다.
황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은 하남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하남종합운동장과 미사경정공원, 검단산 일대에서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황 감독은 "하남은 서울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달리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라며 "평소 친분이 있는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가 '하남에서 마라톤팀을 지도하고 있으니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해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코스는 미사경정공원 평지에서 출발해 검단산 둘레길과 남한산성으로 이어진다.
황 감독은 "국내에서 러닝 인구가 가장 밀집된 곳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라며 "수도권에서 하남만큼 환상적인 트레일런 코스를 품은 곳은 찾기 어렵다. 접근성과 매력을 모두 갖춘 덕분에 많은 동호인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대회 사전 행사로 10월 19일과 26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열린 무료 '황영조 러닝 클래스' 역시 성황리에 치렀다.
황 감독은 "직장에서 일과를 마치고 밤늦게 찾아온 참가자들이 피곤한 기색 없이 열정적으로 따라와 줘서 현장 분위기가 무척 뜨거웠다"고 돌아봤다.
다만 뜨거운 생활체육 러닝 열기와 달리 국제무대 경쟁력을 잃어버린 한국 엘리트 마라톤의 현실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황 감독은 "한국 엘리트 마라톤이 침체기에 빠져 국제 경쟁력에서 밀린 지 오래됐다"며 "인구와 학생 수가 급감한 데다, 마라톤처럼 힘들고 고된 운동을 기피하는 풍조가 겹치면서 실업팀이 해체되고 선수층도 크게 줄어든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돌파구로 마스터스(동호인)와 엘리트의 결합을 제시했다.
일본의 공무원으로 일하며 선수 생활을 병행, 2018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가와우치 유키가 가장 좋은 사례다.
황 감독은 "생활체육 마라톤이 활성화되면서 정상급 동호인들의 실력은 엘리트 선수를 능가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졌다"며 "일본에서는 공무원 출신 시민 러너(가와우치 유키)가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사례도 있다. 우리도 두꺼워진 마스터스 무대에서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면 한국 마라톤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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