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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공공재개발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 재개발로 조합을 만들면 매번 지연된다”며 “공공이 하면 속도도 빨라지고 부정부패 소지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사업의 공공 전환을 쉽게 하는 제도 개선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18년째 사업이 진행 중인 장위14구역의 사례를 듣고 “(사업을) 도중에 (공공으로) 넘긴다고 불이익이나 기간이 늘어지게 돼 있다면 그건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공공 전환을 선택할 경우 기존 절차를 인정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정비사업 촉진을 위한 지원책을 제시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향후 5년간 수도권에서 23만4000가구 정비사업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해 정비계획과 기본계획 등을 동시에 처리하고, 공공재개발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3배까지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조기 착공 사업장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과 이주비 대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인허가가 급감하면서 주택 공급 절벽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허가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 효과가 나타나려면 빨라도 2028~2029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된 정비사업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주문했다.
다만 정비사업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필수다. 정비구역 지정과 각종 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주요 행정 절차에 서울시와 자치구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날 현장 보고에서 서울시·자치구와 매월 정례협의체 운영을 추진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을 요청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재개발에 힘을 실은 이 대통령의 정책 방향은 민간 정비사업을 강조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의 약 90%를 민간이 담당한다며 민간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시장에서는 공공재개발 역시 모든 사업장에서 효과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민간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곳에서는 공공재개발이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공공재개발은 조합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소유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운데다 공공임대 비율 탓에 수요자의 선호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조정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여당의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구역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 방안에 대해 서울시는 사업 지연과 행정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서울시는 전체 정비사업 기간 중 시의 심의기간은 2.7%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금융·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역할 분담과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중앙정부가 개별 인허가에 과도하게 개입하면 지방정부의 의사결정이 늦어져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과 서울시가 협의체를 만들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제도 개선과 철도 등 광역 기반시설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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