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에 총 3746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과태료가 부과됐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위반을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의결한 금전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소법을 위반한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제재 대상 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우리·수협은행이다. 6개 증권사에도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이 부과됐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KB·신한·NH·한국투자·삼성증권이 대상이다. 은행과 증권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3712억4200만원, 과태료는 33억9000만원이다. 금전 제재 규모를 합치면 3746억3200만원에 이른다.
KB국민은행은 가장 많은 과징금 1723억원과 과태료 13억원을 부과받아 전체 부과액의 48%를 차지했다. 증권사 중에는 한국투자증권이 94억원으로 전체 과징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위가 확인한 은행들의 주요 위반 사항은 투자위험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위반이다. 7개 은행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편입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면서 투자위험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 이른바 백테스트를 누락하거나 분석 대상 기간을 변경한 운용자산설명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은행은 기초자산 변동에 따라 손익구조가 결정된다는 식으로 상품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 이에 따라 H지수 가격 변동성 등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핵심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성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일부 은행은 투자자의 재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H지수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적합성을 판단하고 판매를 권유했다. 6개 증권사는 위험등급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누락하는 등 투자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주요 금융기관이 관련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인 만큼 여러 차례 심의를 거쳐 법리와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금전 제재가 금융위가 부과한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 행위에는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하고, 과징금 부과를 통한 부당이득 환수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투자성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2027년 1분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상품 판매와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도입을 담은 금소법 개정안의 국회 심사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해당 원칙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 금융상품 판매 등을 수행하고, 이를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원칙을 충실히 준수한 금융회사에는 제재 감경 근거로 활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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