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시한 보름여 앞둔 국제신문
임금 체불 백억대 대주주는 반대
시의원 전원 탄원에 본회의 발언
시와 시민사회 지속적 연대 당부
김동하 부산시의원(국민의힘·동래구1). /부산시의회
[포인트경제] 국제신문 기자 출신인 김동하 부산시의원(국민의힘·동래구1)이 존폐 기로에 선 국제신문 사태를 한 신문사의 경영난이 아닌 부산 공론장의 위기로 규정했다. 특히 국정감사가 끝나고 세간의 관심이 잦아드는 지금이 오히려 고비라며, 부산시와 지역사회가 회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김동하 의원은 지난 3일 부산시의회 제341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국제신문의 위기는 부산의 목소리가 사라질 수 있는 위기”라며 시와 시민사회, 언론계가 함께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회생이 마무리될 때까지 구성원들의 정당한 권리와 지역언론의 독립성·공공성을 함께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 신문사 넘어 부산 공론장의 위기
김 의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지역의 목소리에서 찾았다. 1947년 창간한 국제신문이 부산의 산업화와 민주화, 지방자치의 역사를 기록하고 가덕도신공항과 지역균형발전 같은 현안마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 목소리가 약해질 때 잃는 것이 신문 한 부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역언론이 흔들리면 지방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힘까지 함께 흔들린다는 것이다. 기자들이 취재 현장 대신 거리에서 생존을 호소하는 현실을 두고는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정감사에서 사태가 다뤄진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김 의원은 “중요한 것은 국감이 끝나고 보도가 줄어든 뒤에도 누가 이 문제를 지켜볼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일시적 관심을 넘어선 책임 있는 행동을 주문했다.
◆ 2년 가까이 멈춰 선 회생의 시계
국제신문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주주 능인선원과 원장인 지광 스님은 2006년부터 국제신문 지분 100%를 보유해 왔다. 비대위는 대주주가 경영에 관여한 이후 수백억 원대 부채와 금융비용을 떠안으면서 회사가 부도 위기로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언론의 문제이기 이전에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이기도 하다.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견디다 못한 전·현직 직원 147명은 2024년 12월 직접 부산회생법원 문을 두드렸다. 법원은 지난해 5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고, 국제신문은 올해 6월 HJ중공업 등이 참여한 에코프라임마린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하며 정상화의 문턱까지 다가섰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에서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이자 최대 채권자인 능인선원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면서 관계인집회는 두 차례나 미뤄졌고, 그사이 체불 임금과 퇴직금은 102억원가량까지 불어났다. 그럼에도 재직자 117명은 채권자와 고통을 나누겠다며 체불임금의 30%인 약 3억 1000만원을 스스로 내놓기로 결의했다. 받지 못한 월급을 다시 내려놓으면서까지 지역의 신문을 지키겠다는 선택이다. 회생 시한은 오는 11월 20일, 이제 보름 남짓 남았다.
◆ 정파 넘어선 지역사회의 공감대
국제신문을 지키자는 목소리는 정파와 영역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해 부산시의회가 의원 전원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 16개 구·군 단체장이 모인 구청장군수협의회도 성명을 내 대주주의 결단을 요구했다.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국제신문 정상화 시민사회행동’을 선포하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 단체는 국제신문의 위기를 지역 공론장과 지역 민주주의의 위기로 규정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요구는 국회와 정부로 이어졌다. 이헌승 국회의원(국민의힘·부산진구을)이 지난 10월 13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대주주의 실질적 경영 책임을 정면으로 따져 묻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지광 스님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 지광 스님 측이 ‘사법절차 영향’ ‘직접적 경영책임자 아님’ 등을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0월 26일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다.
법원을 향한 호소도 잇따랐다. 부산시의회는 10월 19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시의원 48명 전원이 서명한 탄원서를 부산회생법원에 냈다. 국제신문 비대위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서울 능인선원 앞 천막농성과 함께 부산법원종합청사 앞, 청와대 앞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도 10월 30일 지광 스님의 국회 출석과 국회·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와 함께 모은 시민 서명을 이달 초 법원에 전달할 계획이다.
남은 열쇠는 대주주의 동의다. 인수예정자가 이미 정해진 만큼, 대주주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하면 국제신문은 곧바로 새 출발의 발판을 딛게 된다. 다만 회생 인가가 끝은 아니다. 새 경영 체제는 편집 독립성과 안정적 경영구조를 함께 세워야 하고, 부산시도 특정 언론사 지원을 넘어 지역언론이 제 기능을 할 토대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던진 질문은 결국 부산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지켜낼 수 있느냐다. 그 답은 시한 이후에도 지역사회가 이 문제 곁에 남아 있을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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