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준비로 장을 자주 보는 11월에는 대파를 한 단씩 사 두는 집이 많은데, 국과 찌개, 볶음에 빠지지 않는 재료라 떨어지면 아쉽지만 막상 사 온 대파는 며칠만 지나도 잎 끝이 누렇게 변하고 흰 줄기가 물러지기 시작해 볼 때마다 마음이 급해진다.
그래서 대부분 송송 썰어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는데, 쓰려고 꺼내 보면 썬 대파가 한 덩어리로 얼어붙어 있어 손으로는 잘 떼어지지 않고 결국 지퍼백째 바닥에 내리치거나 칼로 부숴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파는 생으로 두는 방법과 얼려 두는 방법으로 나눠 보관하면 생대파는 약 한 달, 냉동 대파는 최대 6개월까지 쓸 수 있고, 얼린 대파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는 데는 식용유 몇 방울이면 충분하다.
물기 때문에 무르고 뭉치는 대파
대파가 빨리 무르는 이유는 대부분 물기 때문인데, 사 온 지 몇 시간만 지나도 포장 비닐 안쪽 뿌리 부분에 물방울이 맺히고, 이 물기가 줄기에 오래 닿아 있으면 그 자리부터 물러지면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냉동 대파가 한 덩어리로 뭉치는 것도 같은 물기 때문이다. 썬 대파 겉에 남은 물기와 단면에서 나온 끈적한 진액이 냉동실에서 그대로 얼어 대파 조각과 조각 사이를 이어 붙이기 때문에, 얼고 나면 지퍼백을 흔들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식용유는 물과 섞이지 않아서, 썬 대파 겉을 얇게 감싸 두면 조각 사이에 남은 물기가 하나로 이어져 얼지 않는다. 그래서 대파를 오래 두고 쓰려면 씻은 뒤 물기를 꼼꼼히 닦아 내고, 얼릴 대파에는 기름을 얇게 묻혀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대파 무르지 않게 나눠 보관하는 방법
오래 둘 대파는 손질 대파보다 뿌리가 달린 흙대파가 좋고, 잎이 짙은 초록색이며 끝까지 누렇게 변하지 않고 흰 부분을 쥐었을 때 단단한 것을 고른다. 사 온 날 바로 흐르는 물에 씻어 뿌리와 상한 잎을 칼로 잘라 내고, 키친타월로 잎 사이 물기까지 꼼꼼히 닦아 낸다.
생으로 둘 대파는 한 뼘 길이로 잘라, 바닥에 키친타월을 한 장 깐 밀폐용기에 세워서 담는다. 눕혀 담으면 용기에 닿는 면이 넓어 그 자리부터 물러지기 쉬운데, 세워 두면 닿는 면이 적어 한 달 가까이 쓸 수 있고, 바닥 키친타월이 젖으면 새것으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얼릴 대파는 같은 방법으로 씻고 물기를 닦은 뒤 쓰기 좋게 송송 썰거나 다져서 지퍼백에 담고, 식용유를 몇 방울 뿌린 다음 입구를 닫고 흔들어 대파 겉에 고루 묻힌다. 대파 겉이 살짝 반들거릴 정도면 충분하고, 기름이 바닥에 고일 만큼 넣으면 국에 넣었을 때 기름이 뜬다.
기름을 묻힌 대파는 지퍼백 안에 납작하게 펴서 공기를 빼고 냉동실에 넣으면 최대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쓸 때는 녹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덜어 국이나 찌개, 볶음에 바로 넣는 것이 좋고, 녹았다가 다시 얼리면 물기가 생겨 다시 뭉치게 된다.
몇 주 뒤 냉동실에서 지퍼백을 꺼내 가볍게 흔들어 보면 썬 대파가 한 조각씩 흩어져, 끓는 찌개 위에 필요한 만큼만 집어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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