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인 컴퓨터에 들어 있는 D램을 두고 "꽤 끔찍하다"고 말해 해외 IT·게임 매체의 반박이 잇따르고 있다. 10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나온 발언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로 전 세계 PC 출하량이 20% 넘게 줄어든 상황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올트먼은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존 콜리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치키 파인트(Cheeky Pint)'에 출연했다. 게임와이가 치키 파인트가 공개한 대담 전문을 확인한 결과, 올트먼은 로컬 추론(개인 기기에서 AI 모델을 직접 돌리는 방식) 이야기를 하던 중 이 말을 꺼냈다. 많은 사람이 오픈소스 모델을 자기 컴퓨터에서 돌리면 데이터센터 장비가 필요 없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취지다.
그는 "전 세계 배분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세계의 한정된 D램 공급량을 자기 컴퓨터에 넣어두고 5%의 시간만 쓰는 건 사실 꽤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이 매우 제한된 환경에 대응하려면 클라우드에서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많은 사람의 직관은 그 반대"라고 덧붙였다.
같은 대담에서 올트먼은 메모리 제조사도 언급했다. D램 생산은 오랫동안 200억 달러를 투자해 190억 달러를 버는 사업이었는데, 이제는 업체마다 한 해 1000억 달러가량의 잉여현금흐름을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조사들이 공장을 과하게 지었다가 파산 위기를 겪은 역사를 기억해 설비투자에 보수적이라는 진행자의 말에는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이 영상은 3일 저녁 기준 유튜브 조회수 38만 회를 넘겼다.
5%만 쓴다고? 외신 반박 이어져
해외 매체 반응은 싸늘하다. 미국 PC게이머는 10월 30일 기사에서 올트먼의 말이 PC 게이머보다는 로컬 AI를 원하는 쪽을 향한 것이라고 짚으면서도, 메모리 부족 사태를 키운 회사의 대표가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위선적으로 보인다고 썼다. 엔가젯은 10월 31일 게이머와 스트리머, 영상 편집자도 많은 램을 필요로 한다고 반박했다.
게임스레이더+는 11월 2일 칼럼에서 5%라는 수치는 켜두기만 한 PC에나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수요가 메모리 부족을 부른 게 아니라는 근거로는 PC 출하량 감소 통계를 들었다. 윈도우 센트럴은 기사 제목에서 올트먼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르며, PC와 엑스박스 같은 기기에 든 램을 AI에 돌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PC 시장은 위축됐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10월 8일 발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70만 대로, 전년 같은 기간 7850만 대보다 20.1% 줄었다. IDC는 메모리발 가격 인상을 앞두고 업체와 유통망이 연초에 재고를 미리 쌓은 점, 이어진 공급 제약과 높은 가격을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높은 가격의 배경으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목했다.
오픈AI는 2025년 10월 1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스타게이트 협력을 발표하며 두 회사가 월 90만 장 규모의 D램 웨이퍼 투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당시 이 물량이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최대 40%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게임 이용자 쪽에서는 고용량 램이 이미 흔한 사양이 됐다. 밸브가 공개한 9월 스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조사에서는 32GB 램 비중이 42.22%로 16GB(37.82%)를 처음 앞질렀다. 램값이 오르는 동안에도 PC 게이머들이 더 큰 용량으로 옮겨 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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