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김향기·안동구·정이랑·홍시영 출연
'화장실 시리즈' 등 열악한 주거 환경 담아…"현실과 이상의 충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집은 그렇게 좋지 않아도 돼."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화란(김향기 분)과 이완(안동구). 두 청춘이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함께하기로 약속하는 달콤한 순간에 주거와 같은 현실적 문제가 끼어들 틈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은 연인을 가만두지 않는다. 소위 '가성비' 집에서 같이하는 행복을 누리는 것도 잠시, 두 청춘은 전월세 사기를 당하고 보증금을 떼먹힌다.
설상가상 일자리도 잃게 된 화란과 이완. 이 커플의 미래에 사랑이 지속될 수 있을까.
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의 주연 김향기는 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를 "청춘 생존 로맨스"라며 일컬으며 "청춘의 나이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는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잃은 청춘 동거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다. '면접'(2021)의 고형주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영화는 전월세 사기라는 소재로 현 청춘들이 맞닥뜨린 주거 문제를 담았다. 극 중 보증금을 떼먹힌 화란과 이완이 구할 수 있는 집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현관 앞에 화장실이 있는 집, 부엌과 화장실이 같이 있는 집 등을 중개사는 '화장실 시리즈'로 묶어 소개한다.
고 감독은 자료조사를 통해 '화장실 시리즈', 지하 2층의 단칸방 등을 구상했다.
고 감독은 "제가 대학생일 때 자취 생활을 하며 느낀 주거 환경과 현재 매스컴으로 접하는 주거 문제들을 놓고 볼 때 개선된 게 없다고 느꼈다"며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주거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화란과 이완은 사기를 당해 열악한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도 낙천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서로를 아끼고 위해주며 꿈까지 응원한다.
배우 안동구는 "두 인물은 주거 문제에 직면해 절망과 좌절에 휩싸여 청춘 시기를 보내는 것을 아까워한다"며 "전세 사기라는 큰 문제에서도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서로 의지하고 힘이 돼 준다"고 소개했다.
그 덕분에 영화에는 차가운 현실과 따뜻한 순간의 이미지들이 교차한다.
고 감독은 "현실적이고 차갑고 무거운 주거 문제와 달달하고 이상적인 로맨스 장르가 충돌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김향기는 "예산이 많지 않았지만, 비주얼에서 신경 쓴 부분이 많다"며 "어른들의 잔혹동화처럼 이미지로 기억나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도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활약한 배우 정이랑과 래퍼 '기리보이'로 활동한 배우 홍시영도 함께하며 영화에 독특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정이랑은 시나리오를 보고 공감이 많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영화 속 화란과 이완 커플처럼, 돈은 없지만 꿈과 사랑은 있었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
정이랑은 "그 시기를 잘 견디며 남편과 꿋꿋이 사랑하다 보니 지금은 너무나 견고한 나의 분신이 생겼고 행복하게 잘 산다"며 "청춘 남녀들이 많이 사랑하고 잘 이겨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전했다.
영화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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