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 형, 반지 양보해 줘” “규민아, 내 반지 줄게” 우승 반지가 뭐길래, KS에서 우정은 소용없다 [I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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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형, 반지 양보해 줘” “규민아, 내 반지 줄게” 우승 반지가 뭐길래, KS에서 우정은 소용없다 [IS 인터뷰]

일간스포츠 2026-11-03 05:0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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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과 삼성 시절 김상수. 삼성 제공


“(김)상수 형은 우승반지가 많으니까 이번에는 좀 양보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KT 위즈 김상수에게 유쾌한 부탁을 건넸다. 강민호도 KT 포수 장성우에게 한 번만 봐달라며 우승의 간절함을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규민에게 자신의 우승반지를 주겠다는 농담까지 했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앞둔 두 팀 사이에 ‘반지’ 이야기가 번졌다. 

삼성과 KT는 3일부터 KS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한때 같은 유니폼을 입었거나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서 친분을 쌓은 선수들이 이제는 마지막 승부의 상대가 됐다. 

먼저 김상수에게 양보를 부탁한 건 구자욱이었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승리해 KS 진출을 확정한 구자욱은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선배와 KS에서 맞붙게 된 소감을 묻자, “상수 형은 우승반지가 많아서 이번에는 좀 양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9년 삼성에 입단한 김상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4개의 KS 우승 반지를 수확한 바 있다. 2015년엔 두 선수가 함께 KS 무대를 밟았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2015년이 KS 데뷔전이었던 구자욱은 아직까지 우승 반지가 없다. 이번에는 자신도 그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바람을 옛 선배에게 전했다.

삼성 시절의 김상수와 원태인. 삼성 제공


원태인도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다만 답은 조금 달랐다. 그는 “그러면 좋겠지만, KS에 올라가면 의리나 우정은 솔직히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싸워서 실력으로 업셋 우승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한 선배에게 반지를 양보받기보다 직접 이겨서 가져오겠다는 각오였다.

강민호의 부탁에는 더 오랜 기다림이 묻어났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3시즌을 뛰었지만 아직 우승반지가 없다. 옆구리 통증을 안고도 PO에서 안방을 지킬 정도로 우승이 간절한 그는 생애 두 번째 KS에 오른 직후 “우승은 정말 내 꿈이다. 꿈에 또 한 걸음 다가갔는데 이번에는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마음은 상대 포수에게도 전해졌다. 장성우는 2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때도 민호 형과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번에 자기 반지 한 번만 끼자고 하더라”며 “삼성이 이 호텔에 묵고 있어 아까 잠시 만났는데, 농담으로 한 번만 봐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자욱, 원태인도 그렇고 다 친한 관계”라면서도 “반지가 있다고 봐주는 건 없다. 아쉽게 됐지만 이번에는 반지를 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강민호의 롯데 후배였던 장성우는 2021년 KT 에서 우승 반지를 수확한 바 있다. 

강민호-장성우. IS포토


박진만 감독은 옛 삼성 제자이자 KT에서 뛰는 우규민에게 “내 우승반지를 줄게”라는 농담을 건넸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네 차례, 삼성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반지 여섯 개를 모았다. 24시즌 만에 첫 KS를 경험하는 우규민에게 그는 이미 가진 반지는 내줄 수 있어도, 이번에 걸린 우승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박 감독에게도 감독으로서의 우승은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다. 2024년 KS에서는 KIA에 우승을 내줬다. 그는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선수 때도 느꼈지만 우승과 준우승은 하늘과 땅 차이다. 2024년에도 준우승의 아픔을 겪었다”며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 시절 모은 여섯 개의 반지와는 또 다른 의미의 우승을 기다리고 있다.

베테랑 투수 우규민. KT 제공


KT 역시 상대의 사정을 봐줄 여유는 없다. 장성우는 “상대가 누구든 준비를 잘했다. 우리만의 야구를 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뒤 기다려온 마지막 승부다. 삼성 선수들의 간절함을 아는 것과 우승을 내주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양보해 달라”는 부탁도, “내 반지를 주겠다”는 농담도 결국은 같은 마음에서 나왔다. 마지막 승부에 의리와 우정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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