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전세난인데…줄이주에 끼인 대방·공덕·신도림·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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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전세난인데…줄이주에 끼인 대방·공덕·신도림·문래

아주경제 2026-11-02 16:01: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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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에서 이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재건축을 위해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사진장선아 기자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에서 이주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재건축을 위해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사진=장선아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6개월 뒤 계약 만료에 맞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둘째의 통학 때문에 멀리 떠나기 어렵지만, 가까운 곳에서 구할 만한 전셋집은 씨가 말랐다. A씨는 인근 리모델링과 목동 등에서 넘어온 이주 수요까지 겹쳐 집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친구들과 헤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요즘은 아이들이 먼저 집을 구했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서울 서부권의 정비사업 이주가 잇따르면서 주변 전세시장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학교와 직장 때문에 멀리 떠나기 어려운 이주민과 기존 세입자가 한정된 전셋집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다. 여러 사업장과 생활권이 연결된 대방·공덕·신도림·문래는 서로 다른 지역의 이주 수요를 함께 받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주를 시작한 여의도 대교아파트(576가구)는 내년 3월까지 이주를 진행한다. 노량진1·3구역(4935가구)도 각각 내년 2월과 3월까지 이주한다. 양쪽에 가까운 대방동은 두 지역 주민의 공통 이주 후보지다.

대교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여의도 안에는 전셋집이 많지 않아 대교아파트 주민들이 신길이나 대방 쪽으로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들이 전세 호가를 올려 집을 내놓겠다고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주민들은 대부분 정해놓은 예산 안에서 집을 구하려다 보니 기존보다 작은 평수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공덕동은 북아현과 가깝고 지하철 5호선으로 여의도와 연결된다. 기존 4086가구 규모의 북아현2구역은 오는 9일부터 내년 3월 8일까지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대교아파트와 일정이 맞물려 양쪽의 이주 수요가 공덕 일대에서 겹칠 가능성이 있다.

여의도와 가까운 신도림·문래에서는 앞선 이주민의 임시 거주에 신규 수요가 더해질 수 있다. 문래진주아파트는 지난해 1월 이주를 마쳤지만 새 아파트 입주는 2029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인근에 자리 잡은 이주민이 재계약을 이어가는 동안 여의도 등에서 새로운 수요가 들어오면 기존 세입자의 선택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주변 전셋값도 이미 상당 폭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넷째 주까지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구로구 9.12%, 영등포구 8.75%, 마포구 7.97%다. 이주 수요까지 집중되면 같은 생활권에 남기 위해 면적을 줄이거나 월세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임차인들이 한꺼번에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전세보증금 인상보다 월세 전환이나 월세가격 상승이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정비사업별 이주 시기를 조율하고 기존 주택의 임대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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