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10일부터 상해·질병보험(추가 납입형)을 대상으로 한 보험계약대출 한도비율을 기존 80%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준비금 대체형은 기존 50%에서 30%로 낮아진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을 해지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대출이다. 신용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생활자금이나 의료비 등 긴급 자금 마련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차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KB손해보험의 이번 조치는 보험업권 전반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고, 이에 따라 주요 보험사들도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대출 취급을 제한해왔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층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연간 관리 목표를 넘기지 않으려면 연말로 갈수록 신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취급하는 대출인 만큼 건전성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한도비율을 낮추면 대출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받은 보험사들은 이미 대출 한도를 낮춰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삼성화재는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기존 90%에서 80~85% 수준으로 낮춘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모든 보험사가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흥국생명은 이달부터 보험계약대출 신청금액 한도를 기존 80%에서 최대 90%로 상향했다. 대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총량 관리 이후 한도에 여유가 생겼다고 판단해 한도를 확대했다.
한도 축소가 이어지면 급전이 필요한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가계대출이 업권 간 풍선효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보험사들의 관리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보험계약대출 수요는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여왔다. 상위 5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8월 말 기준 42조3171억원으로 전월보다 0.13% 감소했지만 올해 1월 초 40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5.8%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월간 잔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더라도 연말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초과한 보험사는 대부분 연말까지 한도를 80%대로 유지하려 한다"며 “대출 총량에 여유가 있는 보험사들은 늘리는 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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