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억까지 벌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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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억까지 벌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위키트리 2026-11-01 08:5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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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이 14억원으로 불었다가 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는 30대 직장인 A씨가 1년도 안 돼 겪은 일이다.

반도체 2배 레버리지 투자로 큰 손실을 본 30대 직장인이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담은 AI 생성 이미지.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의 투자 실패담을 올렸다.

그는 "올해 초 주식을 시작했다"며 “6억원을 넣어 반도체 레버리지로 14억원까지 갔다가 8억원으로 떨어지자 다 팔고 SK하이닉스 2배에 넣었는데 지금은 2억원”이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게 꿈 같고 허탈하다"며 "회생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1992년생 미혼이라는 A씨에겐 따끔한 지적이 이어졌다. "레버리지는 하는 거 아니야, 형", “14억원일 때 왜 안 팔았어?” 같은 댓글이 달렸다. "솔직히 레버리지라서 회복 가능성이 없다", "당장은 희망적인 얘기를 못 하겠다"는 냉정한 반응도 있었다.

비슷한 경험담을 내놓은 네티즌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나는 벌어 보지도 못하고 대출을 포함해 5억원이 날아갔다"고 털어놨다.

A씨가 언급한 ‘SK하이닉스 2배 상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다. 종목 하나의 하루 주가 변동률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주가가 10% 오르면 20% 수익을 내지만 10% 내리면 20% 손실을 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치면서 지난 5월 27일 처음 상장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16개와 상장지수증권(ETN) 2개가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다.

이런 투자가 위험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손실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국내 주식의 하루 가격제한폭은 상하 30%다.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지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60%를 잃을 수 있다.

둘째는 '음의 복리 효과'다. 2배 레버리지 상품은 매일의 주가 변동률을 2배로 따라간다. 이 때문에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투자금은 줄어든다. 주가가 30% 올랐다가 30% 내리면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는 투자자의 손실은 약 9%다. 같은 상황에서 2배 레버리지 투자자는 36%를 잃는다. 오래 들고 있을수록 불리한 구조다.

셋째는 한 종목에 모든 것을 거는 위험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해당 산업의 업황에 따라 손익이 크게 흔들린다. 반도체 업황이나 인공지능(AI) 투자 심리가 꺾이면 피할 곳이 없다. A씨는 반도체 레버리지에서 손실을 본 뒤에도 같은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 2배 상품으로 갈아탔다. 위험을 나누기는커녕 한 종목에 더 몰아넣은 셈이다.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는 A씨만이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은 지난달 증시 급락과 함께 곤두박질쳤다.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난달 22일 하루에만 10.69% 떨어져 4885원을 기록했다. 52주 최고가보다 89.0% 낮은 가격이다.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같은 날 11.11% 내린 4120원으로 52주 최고가 대비 89.1% 떨어졌다.

손실 규모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상품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가 이 상품으로 본 손실은 6조3130억원에 이른다. 이미 팔아 확정된 손실 2조3242억원과 아직 들고 있는 평가 손실 3조9888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조530억원, 50대가 1조8655억원, 30대가 1조912억원이었다. 이 집계는 8월 중순까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지난달 급락으로 불어난 손실은 빠져 있다.

국감장에서는 금융당국 책임론이 거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 ETF는 상장까지 평균 62일이 걸렸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29일 만에 상장됐다며 졸속 심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9일 국감에서 "금융위에서 정책적으로 발표한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종합국감에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상품을 졸속 심사했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여러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상품 폐지를 검토하느냐는 질의에는 기존 투자자의 재산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즉각 폐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손실 자료를 공개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 손실이 커지자 제도를 손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달 21일 국무회의에서 "필요한 대응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전액 현금으로 채우도록 했다. 투자자 사전교육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렸다.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상장은 잠정 중단했다. 기존 상품의 광고와 마케팅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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