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잦은 해외순방에 대한 비판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맞받아치면서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국민은 돼지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하면서도 소통 방식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3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야당의 해외 순방 비판에 청와대가 반박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한 한 누리꾼의 글을 재게시하면서 “하는 일도 준비도 없이 사진 찍고 생색이나 내며 널널하게 음주, 쇼핑, 관광이나 즐기는 것을 대통령 해외순방으로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높은 업무강도로 수시로 링거주사 맞으며 코피 터지는 해외순방조차도 놀러 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며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어 “전현직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과 업무 강도, 그 결과로써 순방 성과의 차이는 함께 경험하는 동행 기자단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이 대통령이 14차례에 걸쳐 23국을 방문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해외 일정과 외교 성과를 거론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장 대표는 “그렇게 바쁜 사람이 배우들 만나서 셀카 찍어올릴 시간이 있나”라며 프랑스 영화제 참석과 뉴욕 관광, 멕시코 K-POP 공연 관람 등을 지적했다.
또 미국과의 통상 협상, 일본·중국 방문 성과를 비판하며 “누가 ‘호갱외교’를 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본인 비판하는 국민은 전부 돼지로 보이나”라며 “링거 안 맞고 코피 안 터져도 되니, 이제 그만 자중하시라. 국민은 돼지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면서도 직접적인 SNS 소통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이어지는 상황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SNS의 단편적 단어에 매달려 침소봉대에 골몰한다”며 “말꼬리를 잡아 국정을 흔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정치적 자산이자 국정을 알리는 긍정적인 수단”이라면서도 “전달 과정에서 오해나 잘못 오인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소통에 있어서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다문화가정의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제도를 둘러싼 SNS 발언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해외순방을 둘러싼 공방이 대통령의 ‘돼지 눈’ 발언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소통 방식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대통령의 SNS 정치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