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도 언어도 달랐지만 함께 달리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내·외국인들이 가을 한강을 따라 달리며 건강과 우정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3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 광장에서는 글로벌 러닝 행사 ‘2026 위 투게더 런(WE TOGETHER RUN)’이 개최됐다.
서울글로벌센터가 주최하고 마케시안이 주관, 헬스경향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내·외국인들이 달리기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건강한 생활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기록이나 순위를 겨루는 일반적인 달리기 대회와 달리 참가자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5km를 완주하는 비경쟁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각국의 문화와 참가자들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코스튬런으로 내외국인이 함께 하는 교류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자리에…함께 달리며 우정 나눠
이날 행사는 오전 7시 참가자 접수를 시작으로 안전교육과 준비운동을 거쳐 오전 8시부터 본격적인 달리기에 돌입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배번을 수령하고 단체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 뒤 한강변을 따라 달렸다. 5km 코스는 물빛무대 앞 광장에서 출발해 양화 한강공원 제1주차장 입구 인근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왕복 구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현장 혼잡을 줄이고 안전한 달리기를 지원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50명씩 약 10분 간격으로 나눠 출발했다.
한강변에는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달리거나 걸으며 가을 풍경을 즐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개성 넘치는 의상도 눈길을 끌었다. 한복과 전통풍 의상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동물 복장까지 참가자들은 각자의 취향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베스트 드레서 시상도 진행돼 기록을 겨루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즐기고 존중하는 행사의 취지를 살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한국인 참가자는 “평소에는 외국인주민들과 함께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달리기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 좋았다”며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도 함께 달리고 응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앞으로도 이런 만남의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한복을 입고 달리기에 나선 외국인 참가자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복 특유의 느낌이 주는 안정감이 좋아 평소에도 꼭 한 번 입어보고 싶었다”며 “한복을 입고 한강을 달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달리기를 완주한 참가들에게는 조끼와 음료수 등이 증정됐다. 참가자들은 기념품을 받고 완주의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달리기 이후에는 단체 가위바위보와 헤쳐모여 등 교류게임이 진행됐다. 처음 만난 참가자들은 함께 웃고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건강체험부터 문화공연까지…달리기 이상의 즐거움
행사장에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돌아보고 일상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부스도 마련됐다.
먼저 계명문화대학교 응급구조과는 현장 응급의료지원과 함께 심폐소생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들은 참가자들에게 심정지 발생 시 초기 대응과 가슴압박 방법 등을 안내하며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알렸다.
서울시임상병리사회와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심장근육 손상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는 트로포닌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전문 임상병리사들의 안내를 받아 검사를 체험하며 심장건강에 관심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핏메딕은 인공지능(AI) 기반 운동기능 평가장비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스쿼트와 한발 서기, 뒤꿈치 들기 등 간단한 동작을 수행한 뒤 분석결과를 통해 자신의 운동기능을 살펴봤다. 또 신체 움직임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운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찾아가는 서울체력장’에서는 체중·악력·균형 측정과 철봉·로잉머신 등 다양한 운동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체력측정을 마친 뒤 등급이 표시된 인증서도 받으며 자신의 체력 수준을 돌아봤다.
가을 한강의 정취를 더하는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홍순달밴드를 이끄는 색소포니스트 홍순달 연주가는 한강을 배경으로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며 행사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국제재즈교류협회 대표이자 국제재즈스트리트 총감독으로 활동하는 홍순달 연주가는 10년 넘게 재즈 대중화에 힘써온 음악인이다. 특히 거리와 광장 등 시민들의 일상 공간에서 공연과 교류활동을 펼치며 음악을 통한 소통에 앞장서왔다.
이날 공연 역시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음악을 통해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서울생활 정보도 나누고…교류의 의미 더해
건강과 문화체험뿐 아니라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을 위한 실생활 정보도 제공됐다.
서울글로벌센터는 별도의 안내부스를 마련해 외국인주민들이 서울 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취업·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사업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달리기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는 동시에 외국인주민들이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행사 말미에는 경품추첨과 자유로운 교류의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완주의 기쁨을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특별한 가을날의 추억을 쌓았다.
서울글로벌센터 권보근 센터장은 “외국인주민들이 지역사회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가 내·외국인 모두에게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길 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위 투게더 런은 함께 달리고 응원하는 경험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달리기를 중심으로 건강체험과 문화공연, 생활정보까지 아우르며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리는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