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월드컵을 위해 손가락을 기꺼이 희생한 선수가 있다.
31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월드컵에서 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었고, 손가락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골키퍼로 올여름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부러진 손가락을 수술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래 지금껏 고통을 안고 경기를 뛰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마르티네스는 아르헨티나의 메이저 3연패를 이끈 숨은 공로자다. 2021년 6월, 28세 늦은 나이에 아르헨티나에서 데뷔전을 치른 마르티네스는 2021 남미축구연맹 코파 아메리카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도약했다. 해당 대회 콜롬비아와 4강에서 승부차기를 3번 막아내는 놀라운 활약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훌륭한 활약을 펼쳤고, 프랑스와 결승에서 연장 종료 직전 랑달 콜로 무아니의 슈팅을 왼쪽 종아리로 막아내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는 특유의 심리전으로 킹슬리 코망과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을 안겼고, 마르티네스는 월드컵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세계 최고 골키퍼로 우뚝 섰다.
마르티네스는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변함없이 좋은 선방 능력으로 조별리그 3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에콰도르와 8강에서는 여전한 승부차기 선방 능력으로 팀을 4강으로 인도했다. 대회 6경기에서 1실점만 허용하는 호수비 속에 아르헨티나는 메이저 3연패를 이룩했고, 마르티네스도 3개 대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마르티네스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 골문을 지켰다. 다만 월드컵 직전인 5월 애스턴빌라와 프라이부르크의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다. 수술을 받아야 온전한 손 상태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마르티네스는 수술을 미루고 월드컵에 참가했다. 수술을 할 경우 6주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르티네스는 특수 제작된 골키퍼 장갑을 착용하고 월드컵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수비가 흔들리는 중에도 마르티네스는 뛰어난 선방 능력을 보였는데, 토너먼트 전 경기에서 실점하는 등 성적표가 좋지만은 않았다. 결승에서는 스페인의 유효슈팅 12개를 선방하는 훌륭한 활약에도 연장 후반 1분 페란 토레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준우승에 그쳤다.
올여름 첼시에 합류한 마르티네스는 월드컵 참가와 맞바꾼 손가락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 말했다. 그는 “뼈가 제자리를 벗어난 상태라 절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다”라며 “국가대표팀을 위해 감수해야 할 위험이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다만 언젠가는 수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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