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이지선 기자] 과일과 채소를 손질할 때 버리는 껍질과 씨, 줄기 등에 먹는 부위보다 식이섬유가 더 많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버려지는 부위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레이철 깁슨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국제 식품과학·영양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과일·채소 12종의 부위별 식이섬유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종에서 껍질과 씨, 줄기 등 일반적으로 버리는 부위의 식이섬유 함량이 주로 먹는 부위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비트와 피망, 브로콜리, 땅콩호박, 콜리플라워, 케일, 키위, 파인애플, 수박 등을 대상으로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부위별 식이섬유 함량을 측정했다.
버려지는 부위 100g당 식이섬유 함량은 땅콩호박의 껍질과 씨 등이 9.26g으로 가장 높았다. 키위 껍질은 7.96g, 피망의 꼭지와 씨 등은 6.68g, 파인애플 껍질과 심은 6.64g으로 나타났다. 수박 껍질은 2.10g으로 가장 낮았다.
먹는 부위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가장 큰 식재료는 파인애플이었다. 껍질과 심의 식이섬유 함량이 과육보다 453.7% 높았다. 수박은 425.5%, 땅콩호박은 362.7%, 피망은 233.8%, 키위는 195%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모든 채소에서 버리는 부위의 식이섬유가 더 많은 것은 아니었다. 브로콜리는 주로 먹는 꽃봉오리 부분의 함량이 줄기보다 28.4% 높았고, 펜넬도 먹는 안쪽 부분이 버려지는 심과 바깥층보다 10.6% 높았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 농산물에서 일반적으로 잘 먹지 않는 부위가 전체 무게의 25~4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브로콜리 줄기를 볶음 요리에 활용하는 등 먹을 수 있는 부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음식물 낭비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익히지 않은 농산물을 대상으로 진행돼 조리 과정에 따른 영양 성분 변화나 실제 소화 가능성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식재료의 품종과 조리법에 따른 차이를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깁슨 교수는 식물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하는 것이 식이섬유 섭취 부족을 개선하는 동시에 영양학적·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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