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거대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 기술주가 일제히 흔들린 가운데 애플이 석 달 만에 다시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2% 하락 마감했지만,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5조300억 달러(약 6천700조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지위를 되찾았다.
반면 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는 이날 4.2% 급락해 시가총액이 4조9천300억 달러(약 6천570조원)로 줄어 2위로 밀려났다. 애플이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를 제치고 ‘왕좌’를 탈환한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번 순위 변동의 배경에는 AI 붐 속에 치솟았던 기대가 실적 현실과 부딪히며 꺾인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 인텔,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들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인텔은 이날 하루에만 28.58% 폭락해 10월 한 달 누적 하락률이 45%를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의 이번 낙폭이 40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 와중에 애플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 한발 비켜선 전략으로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애플은 AI 관련 투자와 자본지출을 최소화하면서도, 메모리 등 반도체 공급난과 중저가 스마트폰·PC 시장 붕괴 속에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현재까지 26.8% 상승해 같은 기간 9.7% 오르는 데 그친 엔비디아를 크게 앞섰다. AI 열풍의 대표 수혜주로 꼽혀온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둔화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실적과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애플로 자금이 이동한 셈이다.
애플의 시총 1위 복귀는 하드웨어 전문가로 꼽히는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지난 26∼28일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새 맥북 프로와 신형 아이패드 등 신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핵심 하드웨어 라인업을 강화했다.
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빅테크들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드러난 가운데, ‘과열’ 대신 ‘안정’을 택한 애플의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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