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0월 마지막 거래일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기대를 뒷받침해온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인텔의 부진한 실적 전망이 반도체주 전반의 매도세를 자극했다.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보다 막대한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2.25포인트(1.09%) 내린 5만1770.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0.32포인트(1.82%) 하락한 7580.07, 나스닥종합지수는 747.73포인트(2.86%) 떨어진 2만5437.0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나타냈으며, 나스닥지수는 주요 기술주 약세 속에 상대적으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66% 내린 2811.84로 마감했다.
시장의 매도세를 키운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는 인텔의 실적 전망이었다. 인텔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이익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28.6% 급락했다. 이는 1974년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이다.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인프라와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인텔의 급락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 엔비디아가 4.22% 하락했고, AMD는 10.88% 떨어졌다.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기대했던 반도체 기업들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하락폭이 확대됐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규모에 대한 부담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아마존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시장에서는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이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매도세가 AI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주가 약세와 맞물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 자체보다 기업들이 투자 규모에 걸맞은 수익을 얼마나 빠르게 창출할 수 있는지가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상승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S&P500지수는 0.6%, 다우지수는 0.9%, 나스닥지수는 2.0% 각각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나스닥과 S&P500은 하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투자심리 위축을 드러냈다.
이번 조정은 AI 산업의 성장 동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관련 기업들의 높은 주가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시장이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AI 투자 확대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려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향후 빅테크 실적과 설비투자 계획이 증시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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