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배영수 기자┃한국시간 기준 지난 29일 밀워키 브루어스의 월드시리즈 승리로 올 시즌 막을 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직장폐쇄 가능성이 높아지자, KBO 10개 구단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 이 직장폐쇄의 상황이 직결된 만큼, 국내 구단 입장에서도 이역만리 미국 땅의 상황이 ‘그냥 남의 일’이 아닌 탓이다.
한국시간으로 30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는 총 144인의 FA 명단을 공개했다. 이제 5일여 뒤부터는 이들 FA 선수들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와 함께 오는 12월 1일 만료를 앞두고 있는 노사단체협약, 즉 CBA가 앞에 놓여 있다.
이번 CBA를 앞두고 선수노조 측과, 구단 및 MLB 사무국은 팽팽한 갈등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시즌 전부터 이 가능성이 대두됐고, 이를 국내 복수의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현재 국내의 많은 야구팬들도 이 상황을 대부분 알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장은 직장폐쇄가 시작되는 순간, FA 계약과 트레이드 등 협상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선 12월 1일 전인 다음 달 동안 계약을 완료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공을 던졌던 김광현을 국내로 유턴하게 만들었던 지난 2021년의 직장폐쇄 당시에도 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리 시거와 마커스 시미언 둘을 잡기 위해 총액 5억 달러(한화 약 7,250억 원)를 쏟아낸 것을 시작으로 직장폐쇄 전까지 구단들의 FA계약이 빠르게 진행됐던 사례가 있다.
이 사안은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국내 KBO의 외국인선수 수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결코 남의 집 불난 구경을 할 처지가 아니다.
실제 국내 외국인선수 풀은 아시아쿼터를 제외하면 미국 시장을 아예 쳐다보다시피 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빅 리그 재진입을 노리거나, 마이너를 왔다갔다 하거나, 마이너에서 성적이 괜찮은 경우 이들이 소속이 있다면 이적료를 주거나 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만약 MLB가 직장폐쇄를 하게 되면 국내 구단이 계약이 가능한 선수는 FA선수들뿐인 상황이 된다.
이때 국내 구단들은 시장에 괜찮은 선수가 풀렸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감언이설’을 뿌려볼 만하다. 직장폐쇄 사안을 앞두고 미국 리그의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내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평소에 한국행을 생각하지 못했더라도 최소한 설득이 가능한 정도의 상황을 만들 수는 있지 않겠냐는 것.
다만 이는 그늘도 있다. MLB 구단들이 직장폐쇄 전 시점으로 위의 사례처럼 빨리 계약을 하는 상황을 중소형 선수들에게까지 이어간다고 하면, 이 중소형 선수들을 사오기 위해 혈안이 돼 있을 국내 구단들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니다. 국내 구단들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1월 말 전에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완료해야 할 텐데, 만약 직장폐쇄가 길어진다면 마냥 기다렸다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눈치게임’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MLB의 직장폐쇄를 우려해 국내 구단과 계약을 마치게 되면 내년 시즌 플랜이 이미 짜여지겠지만, 단시간만에 시장 상황이 바뀌어서 빅 리그에 남았어도 충분히 계약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면 배가 아플 일임을 자명할 터.
그런데 직장폐쇄가 예상보다도 길어져 결국 계약을 하지 못하고 겨울을 다 보내게 되면 해당 선수들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행보에 대한 선택을 어느 정도는 ‘운칠기삼’ 식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SSG가 최근 2년 계약을 맺은 페드로 아빌라의 케이스는 선수 본인이 불확실성을 아예 없애자는 의지에 따라 됐다고 볼 수 있다. MLB의 직장폐쇄 우려는 사실 아빌라가 국내에 오기 전부터 있었고, 이를 모를 리 없는 아빌라는 지난 9월 완봉승 당시를 전후해 “원한다면 최소 2년은 있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구단의 ‘검토단계’는 물론 있었지만, 결국 SSG와 아빌라는 2년 계약으로 상황을 모두 마쳤다. 소위 ‘머리 아픈 꼴은 보기 싫다’는 서로의 생각이 통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의 향방은 알 수 없다. 아빌라와 마찬가지로 시즌 후반기부터 합류한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선택이 그들 스스로의 몫인 만큼 아직 확신할 수 없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미 시즌이 끝난 구단들의 경우 기존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다소 애매한 경우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미국 시장의 상황에 따라 더 나은 선수를 수급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더 떨어지는 선수를 ‘울며 겨자 먹기’로 수급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10개 구단들도 MLB가 직장폐쇄로 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사안을 두고 노사 의견이 아예 ‘평행선’ 그 자체이기 때문. 한 국내 구단 측 관계자는 “직장폐쇄에 돌입한다면 그 상황이 얼마나 갈 지는 현지서도 모른다”며 “하물며 우리라고 알겠냐,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에 정말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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