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KIA 타이거즈가 꺼낸 ‘2번 타자 김도영’ 카드에 상대팀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도 놀랐다.
박 감독은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KIA 선발 라인업을 보고 조금 놀라긴 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은 1차전 패배 뒤 2, 3차전을 연이어 잡으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있다. 이날 승리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다.
반면, 탈락 위기에 몰린 KIA는 타순에 변화를 줬다. 2번 타순에 고민이 많았던 KIA는 3번을 맡던 '에이스' 김도영을 2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해럴드 카스트로와 나성범 역시 각각 3·4번에 배치했다. 전날 3차전에서 테이블세터 박재현과 김호령이 7회까지 출루하지 못하면서 중심타선 앞에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흐름을 바꾸려는 선택이다. 한준수가 지명타자로 나서고, 중견수도 김호령에서 박정우로 바뀌었다.
삼성으로서는 그동안 효과를 봤던 상위 타선 봉쇄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 감독은 “그동안 김도영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잘 틀어막았던 게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KIA의 타순 변동은 있지만, 선수들이 앞선 경기에서 승리를 만들어온 흐름을 알고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선발 투수 크리스 페덱은 지난 26일 1차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뒤 사흘만 쉬고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박 감독은 “투구 수를 정해놓지는 않았다. 사흘 쉬고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매 이닝 몸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며 “본인은 몸 상태가 좋다고 한다. 의욕이 충만하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제일 중요한 건 페덱의 의지다. 강압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본인도 의욕이 있었다. 정규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인 만큼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덱이 1차전에서 좋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마음을 굳게 먹고 있다. 복수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불펜도 대부분 대기한다. 전날 1⅔이닝을 던진 원태인과 이승민 모두 출격할 수 있다. 박 감독은 “나오기 전에 몸 상태를 다 체크했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등판 기회가 적었던 투수들에 대해서도 “항상 준비돼 있다. 장찬희도 KIA전에 강한 면이 있다”며 페덱의 투구 내용과 경기 상황에 따라 불펜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타선에는 1차전과 다른 모습을 주문했다. 삼성은 당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에게 끌려갔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각각 8점과 6점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날 네일과 다시 만나는 가운데, 3루수로는 1차전 삼성의 유일한 타점을 올린 김영웅을 내세웠다. 박 감독은 “1차전에서 네일을 잘 공략했기 때문에, 오늘도 영웅이의 타점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1차전은 우리가 위에서 기다리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부담감이 분명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타선도, 기세도 1차전과 다르다. 타선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늘 터져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거듭된 가을야구 경험에도 기대를 걸었다. 그는 “나도 경기를 하면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선수들도 같은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우리는 무조건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대구에 가야 한다. 오늘 이겨도 수원으로 바로 가지 않는다”며 “광주에서 대구로 갈 때 편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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