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현대차그룹 새만금 9조원, 발표 뒤 무엇이 움직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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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현대차그룹 새만금 9조원, 발표 뒤 무엇이 움직였나

프라임경제 2026-10-30 10:29:57 신고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났다. 당시 계획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시설, AI 수소 시티를 한 지역에 구축하는 구상이었다.

발표 이후 달라진 부분은 사업을 움직일 조직과 기반시설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담 조직을 꾸렸고 정부 주도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인허가와 정책 지원을 협의했다. 지난 9월에는 대규모 전력 공급을 위한 태양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고, 지역 대학과 고교를 활용한 인재 육성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메가성장특별위원회가 주관한 전북 새만금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사업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9조원의 새만금 투자를 발표한 이후 계획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새만금을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로봇, 수소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메가성장특위 주관으로 새만금에너지융복합단지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북 새만금 현장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지난 2월 제시한 투자 규모는 총 9조원. 새만금 112만4000㎡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5조8000억원, 태양광 발전시설 1조3000억원, 수전해 플랜트 1조원,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와 AI 수소 시티에 각각 40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이다.

당시에는 여러 사업이 하나의 청사진 안에 묶여 있었다. 이후 움직임을 보면 사업별 준비가 하나씩 갈라져 구체적인 추진 체계를 갖추는 흐름이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은 투자계획 발표 이후 그룹 내부에 새만금 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AI와 로봇, 수소 분야별 추진 체계를 정비했다. 3월 출범한 정부 주도 '새만금·전북 대혁신 TF'에도 참여해 관계 기관과 인허가, 정책 지원, 기반시설 조성 방안을 협의해 왔다.

4월에는 금융 구조가 추가됐다.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현대차그룹 새만금 프로젝트 지원에 참여하면서 대규모 시설 투자뿐 아니라 향후 로봇·수소 공급망에 참여할 중소·중견기업까지 지원하는 금융 틀이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메가성장특위 주관으로 새만금에너지융복합단지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북 새만금 현장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이번에는 전력 공급 쪽에서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9월 태양광 SPC를 설립했다. 새만금 AI 밸리에서 태양광 발전은 여러 투자 항목 가운데 하나지만 전체 사업 구조에서는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설비를 움직이는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투자액 5조8000억원으로 전체 계획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수전해 플랜트 역시 전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시설의 사업 주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새만금 구상 가운데 에너지 축이 계획에서 실행 준비 단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SPC 설립만으로 전력 기반이 모두 확보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현재 공개된 내용에는 발전시설 착공과 준공 시점, 실제 발전량과 데이터센터 공급 방식 등 세부 일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AI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과 태양광 발전사업이 어느 시점부터 함께 움직일지가 사업 진척도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인력 확보 준비도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Physical AI) 확산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북대학교와 계약학과 설치를 협의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등과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 교육 프로그램 전환도 논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연합뉴스

새만금 프로젝트가 실제 산업 거점으로 작동하려면 시설 건설과 함께 데이터센터 운영, 로봇 제조, 수소 생산을 담당할 인력이 필요하다. 지역 교육기관과 사업 초기부터 인력 육성을 논의하는 것도 장기간 운영에 필요한 기반을 미리 갖추려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2월 9조원 투자 발표 이후 8개월간 현대차그룹이 만든 것은 완성된 시설보다 사업을 움직일 구조다. 그룹 안에는 전담 조직이 생겼고 정부 TF와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여기에 태양광 SPC가 설립되면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의 에너지 축도 사업 주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아직 9조원 프로젝트의 실행 속도를 판단할 핵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의 착공 시점은 구체화되지 않았고 태양광 발전시설의 발전 규모와 전력 공급 방식도 확인되지 않았다. 

장재훈 부회장이 이번 현장 간담회에서 정부와 국회의 지원을 요청한 것도 인허가와 전력·기반시설 구축 등 남아 있는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새만금 AI 밸리는 지난 8개월 동안 9조원이라는 투자계획에서 조직과 사업 주체를 갖춘 프로젝트로 한 단계 이동했다. 이제 확인할 것은 계획의 크기가 아니라 착공이다. 태양광 SPC에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야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새만금 구상의 실제 속도도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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