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황제가 된 티모시 샬라메에게 찾아온 또 다른 위기?
한국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마지막 이야기
사막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모래 벌레와 푸른 눈을 가진 전사들. 먼 우주의 사막 행성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마침내 세 번째 영화로 돌아옵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의 <듄: 파트 3>가 오는 12월 16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데요. 북미 개봉일인 18일보다 이틀 빠른 일정입니다.
이번이 첫 관람이라면 조금 낯설 수 있는 세계관부터 짚어볼까요? 영화 <듄>은 지금으로부터 약 2만 년 후, 여러 귀족 가문이 행성 지배권을 놓고 다투는 우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중에서도 모두가 탐내는 행성은 모래로 온통 뒤덮인 ‘아라키스(Arrakis)’. 다른 별과 행성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데 꼭 필요한 귀한 자원 ‘스파이스(Spice)’가 오직 이곳에서만 나오거든요. 스파이스를 차지하는 세력이 곧 우주의 권력까지 쥘 수 있는 셈입니다.
2021년 개봉한 첫 번째 시리즈 <듄>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가 맡은 귀족 가문 후계자 ‘폴 아트레이데스’ 이야기를 그립니다. 황제의 명령으로 아라키스에 도착한 폴은 가문이 전멸당하는 위기 속에서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와 가까스로 탈출해 혹독한 더위가 도사리는 사막 한가운데에 남겨지는데요. 이후 2024년 개봉한 <듄: 파트 2>에서는 아라키스에 사는 사막 민족 ‘프레멘’과 생활하며 전사로 성장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차니’와 사랑에 빠지는 한편, 메시아로 각성하며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세력에 맞서 싸우죠. 마침내 황제를 몰아내고 권력을 차지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의 선택은 사랑하는 차니(젠데이아)와의 갈등은 물론 우주 전체를 뒤흔드는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19년 세월이 바꿔놓은 폴과 차니의 운명
모든 것을 손에 넣은 폴은 행복해졌을까요? 이번에 공개되는 <듄: 파트 3>는 <듄: 파트 2> 이후 19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는 수많은 행성을 다스리는 강력한 황제가 됐지만 우주에는 여전히 전쟁이 끊이지 않죠. 폴의 즉위를 인정하지 않는 귀족 가문들에 맞서 그를 메시아(구원자)로 믿는 프레멘 전사들이 폴의 이름을 걸고 정복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19년 간 이어진 전쟁으로 천 개에 달하는 행성이 정복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폴은 오래전부터 이런 미래를 두려워했습니다. <듄: 파트 2>에서 더욱 강해진 예지력으로 자신을 따르는 이들이 전쟁에 나설 것을 내다봤지만 결국 막지 못한 것이죠. 게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세운 제국마저 무너지는 미래까지 보게 됩니다.
한때 사랑했던 차니와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진 건 폴이 자신을 구원자로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권력을 얻으면서부터였죠. 황제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전 황제 딸 ‘이룰란’과 결혼을 선택하며 결국 사이가 멀어지고 말았는데요.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지금, 폴을 암살하려는 계획에 차니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자신의 권력을 노리는 적들뿐 아니라 사랑했던 사람과도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인 폴. 한때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이 과연 다시 서로를 믿을 수 있을지도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죠.
로버트 패틴슨이 합류한 마지막 ‘듄’
폴을 둘러싼 갈등은 차니와의 관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이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적으로 등장하거든요. 그가 연기하는 ‘사이테일’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파트 1에서 폴을 지키다 목숨을 잃었던 충신 ‘던컨 아이다호’도 돌아옵니다. 죽은 던컨의 얼굴을 한 복제인간 ‘헤이트’로 말이죠. 폴의 여동생 ‘알리아’는 안야 테일러 조이(Anya Taylor-Joy)가, 정략결혼 상대인 ‘이룰란’ 황후는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가 맡아 더욱 복잡해진 인물들의 관계를 그려냅니다.
세 편에 걸친 여정을 마무리할 인물은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 이번 작품은 미국 소설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가 1969년 발표한 원작 ‘듄의 메시아(Dune Messiah)’를 바탕으로 하는데요. 감독은 낯선 세계를 발견한 소년을 그린 첫 편, 전쟁에 집중한 두 번째 편과 달리 이번에는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없는 스릴러에 가깝다고 전했습니다. 달라진 촬영 방식도 주목할 만합니다. 영화 <라라랜드> 촬영감독 리누스 산드그렌(Linus Sandgren)과 손잡고 영화 대부분을 65mm 대형 필름으로 담아낸 건데요. 일반적인 필름보다 폭이 넓어 인물 표정부터 주변 풍경까지 더욱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죠. 일부 장면은 아이맥스(IMAX) 필름 카메라로, 사막의 거친 질감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빛이 번지는 모습까지 세심하게 조절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렌즈도 눈여겨볼 만하고요. 전작의 강렬한 음악을 완성한 독일 프로듀서 한스 짐머(Hans Zimmer)도 또 한 번 힘을 보태며 이름만으로 기대를 모으는 실력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황량한 사막에서 출발해 우주 전체를 뒤흔든 <듄>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