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한미관계 이상설 일축…"美 정보 제한은 극히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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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한미관계 이상설 일축…"美 정보 제한은 극히 일부"

프레시안 2026-10-29 18:57: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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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국회의원의 미국 관용비자 발급 차질과 한미 정보공유 제한 등을 둘러싸고 야당이 한미관계 이상설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한미 간 정보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미국 측의 일부 위성정보 제공 제한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극히 일부에 그친 것일 뿐이고, 한국의 정찰자산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국정원 보고를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거부, 국정원 직원의 비자 발급 지연 및 일부 정보공유 제한 등을 놓고 정부의 대미 외교 대응을 문제삼아 왔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최근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입국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비자 발급 문제를 한미 간 갈등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의 일만은 아니다"라는 것. 특히 비자 발급은 미국 국무부가 아닌 국토안보부 소관 사안으로, 외교 경로를 통해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한미 정보공유 제한 논란에 대해서도 일부 정보 제공에 제한이 있지만, 전체적인 협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 이후 미국 측이 일부 정보 제공을 제한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정 장관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한 것은 국정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3월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영변·강선과 함께 평안북도 구성을 언급했다. 이후 미국이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사실이 알려졌고, 지난 4월에는 미국 측으로부터 매일 받던 50~100쪽가량의 대북 정보 공유가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국정원은 미국 측이 정보 제공을 제한한 범위가 위성영상 정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한국이 보유한 정찰 자산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보협력 역시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교류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위성정보 분야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이 확보한 신호정보(SI)의 질과 양도 미국에 제공할 만큼 충분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여당 간사인 윤 의원은 "위원들이 국정원 설명 듣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상당 부분 의구심을 풀었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특별감찰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입장과 유사한 발언 사례 등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10여 차례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 직원 10여 명이 계엄 관련 지시를 이행한 사실도 파악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12.3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 직원들의 연루 의혹 등을 조사한 특별감찰 결과를 보고했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북한 영향력 공작 차단 특별 TF'를 운영했다. 이 조직은 북한의 지령과 선전·선동 동향, 북한 입장과 유사한 발언 사례 등을 보고서로 작성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김태효·이시원 등에게 10여 차례 전달했다.

문제는 보고서에 담긴 발언 대부분이 일반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정원은 이런 발언들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에 반복적으로 보고하면서 대통령 참모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간부가 국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여론을 상대로 '인지전'을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북한 담당 차장은 2023년 말부터 2024년 초까지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국민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라고 지시했다. 국정원은 해당 차장이 이 과정에서 정치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당시 부서장이 지시를 거부하자 부부서장을 통해 업무를 추진하려 한 사실도 확인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일부 국정원 직원들이 계엄 관련 업무를 수행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부서장을 통해 지시를 전달하자 직원 10여 명이 계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계엄사령부에 보낼 연락관 후보자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계엄 배경을 설명하는 업무도 수행했다. 국정원은 이 과정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이른바 '수백 명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는 명단 작성 자체가 국정원의 업무 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명단은 국정원 안보조사 부서가 여러 경로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을 정리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정원은 충분한 검증 없이 계엄 당일 명단을 내부에 공유해 악용할 소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는 감시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부실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운영한 대북방첩센터는 북한의 정보 활동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수십 명을 감시 대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회의 12차례 가운데 직접 모여 진행한 회의는 한 차례뿐이었다. 일부 인물은 북한과 연계됐다는 의혹조차 근거가 불분명하거나 부적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감찰 결과에 따라 비위 행위를 저지른 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등 엄중히 처분하고, 내국민 대상 인지전을 지시한 전직 차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국정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흉기로 공격한 김진성 씨의 범행 동기에 관한 질의에 "유튜브 방송이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29일 서울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된 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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